美 백인우월주의자 대규모 폭력시위…비상사태 선포

美 백인우월주의자 대규모 폭력시위…비상사태 선포

입력 2017-08-13 10:17
수정 2017-08-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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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지사 “폭력사태 악화하면 주 방위군 동원 가능”

미국 버지니아 주(州) 샬러츠빌에서 12일(현지시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 지역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휴가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제를 호소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버지니아의 테러’로 규정했다. 샬러츠빌은 세계 민주주의의 심장부로 불리는 수도 워싱턴DC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어서 체감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온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시작된 과격 시위는 이날 최대 6천 명까지로 늘어나면서 더욱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시위대는 샬러츠빌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모여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들고 ‘피와 영토’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원 중에는 군복을 입은 이들도 있고, 헬멧과 사제 방패로 무장한 이들도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또 일부는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 휘장을 든 모습이 포착됐다. 군중 속에서 “누구도 우리를 대체할 수 없다”, “다양성은 집단 사기”라는 구호가 들렸다.

이들 시위대에 맞서 ‘흑인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 단체 등 흑인 민권단체 회원들이 현장에 나와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특히 이날 비교적 평화롭게 행진 중이던 한 시위대 그룹에 세단 1대가 돌진해 사람들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버지니아 경찰은 이 과정에서 차량 3대가 추돌했으며 현재까지 이 사고로만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운전자를 검거해 고의로 차량을 시위대 쪽으로 몰았는지 조사 중이다. 아직 운전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 지사는 경찰의 효율적 집회 해산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폭력사태가 악화할 경우 주 방위군까지 투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도 전면에 나서 폭력시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자제와 국민 통합을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편에서 드러난 이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오와 분열을 끝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증오와 분열이 멈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서 이런 폭력이 설 곳은 없다”면서 “모두 하나로 뭉치자”고 강조했다.

시위는 샬러츠빌 시 의회가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있는 남부연합 기념물인 로버트 E.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데 항의하기 위해 벌어졌다.

리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인물이며, 남부연합 기념물은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물로 인식됐다.

시위대에는 극우국수주의자, 대안우파 지지자들도 섞여 있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라는 주제가 붙은 이번 집회를 조직한 제이슨 케슬러는 “법원의 집회허가 명령을 경찰이 어겼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샬러츠빌 버지니아대학은 폭력사태를 우려해 모든 학내 일정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영부인 공식 트위터 계정(@FLOTUS)에 “우리나라는 연설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우리 마음의 증오 없이 소통하자. 폭력으로부터 어떤 선도 나올 수 없다. 해시태그(#) 샬러츠빌”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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