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결혼서약 변하나

100세 시대에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결혼서약 변하나

입력 2017-05-31 11:12
수정 2017-05-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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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년학 전문가 “급속한 수명 증가로 결혼 서약 재고해야”

근래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 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결혼 서약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주장했다.

결혼 기간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평생 해로에 대한 관념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십 년은 모르지만 이를 넘어서는 너무 긴 결혼 생활이 과연 부부간 서로에게 행복한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0일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의 노년학 전문가인 새러 하퍼 교수는 최근 추세에 비춰 인간의 수명이 120~130세에 달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결혼 생활이 최장 100년에 달할 수도 있으므로 수명 연장이 결혼 생활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퍼 교수는 웨일스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문예축제인 헤이 페스티벌에서 강연을 통해 근래 인간의 수명은 매 10년 마다 2년 반씩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매일 같이 6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화와 긴 수명이 갖는 의미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퍼 교수는 역사학자 마이클 앤더슨의 조사를 인용해 근래 영국에서 부부간의 사별은 감소하는 반면 이혼은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과연 적절한 결혼 기간이 얼마 동안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출생하는 신생아의 절반은 104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수명 연장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은퇴 기간이 ‘현역’ 기간보다 길어지면서 연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며 노년에 대한 개념 자체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으로 하퍼 교수는 전망했다.

1970년대에는 유럽인들이 은퇴 후 평균 10년을 생존했으나 2천 년대 들어서는 이 기간이 22년으로 늘어났다. 복지경제학자 윌리엄 비버리지가 지난 1940년대 영국에 노후연금을 도입할 당시 65세를 해당 연령으로 상정했으나 당시는 남성 육체 노동자 절반이 70세 이전에 사망했었다.

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는 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은퇴와 노후 생활,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하퍼 교수의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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