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조기 총선 앞두고 극우 자유당 지지율 30% 안팎 1위
올해 네덜란드 총선과 프랑스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한계를 드러낸 유럽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이 오스트리아에서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오스트리아의 극우 자유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지지율로 집권 사회민주당과 연정 파트너 국민당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으로 예정됐던 총선이 오는 10월 15일로 앞당겨져 자유당이 제1당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자유당은 비록 작년 대선에서 국가원수를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1945년 이후 양당 체제를 이끌어온 국민당과 사민당을 물리치고 결선에 진출, 기성 정치에 실망한 민심을 사로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럽연합(EU)은 자유당의 약진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만약 10월 총선에서 자유당이 집권하면 든든한 우군이던 오스트리아가 이민 정책 등에 대해 EU 내 적대 세력으로 분류되는 ‘비셰그라드 그룹’의 편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로 구성된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EU에 반대하며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자유당 지도부는 비셰그라드 국가 내 우파 세력이나 러시아와 이데올로기 연계를 강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당수는 ‘오스트리아 우선주의’ 기치를 내걸고 외국인에 대해 더 강력한 통합 정책을 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자유당이 이미 연합 정부의 이민·통합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당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은 유럽 내 난민 문제가 불거진 초반만 해도 독일의 수용정책을 지지했지만, 작년 초부터는 태도를 바꿔 이웃 국가의 발칸 루트 폐쇄에 찬성하는 등 자유당의 정책을 상기시키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열린사회유럽정책연구소의 유럽 정치 전문가 헤더 그라베는 “쿠르츠 장관이 자유당으로부터 정책 노선을 배우고 있다면, 자유당이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라며 “주류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두려움의 정치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