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내통’ 수사 도중 코미 美FBI국장 전격 해임

트럼프, ‘러 내통’ 수사 도중 코미 美FBI국장 전격 해임

입력 2017-05-10 10:53
수정 2017-05-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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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건의 수용…민주 “워터게이트 재연…특검 임명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 정권을 둘러싼 FBI의 러시아 내통 수사 도중 이뤄진 이번 해임을 놓고 민주당은 ‘워터게이트’ 특별검사 해임과 비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FBI는 미국의 가장 소중하고 존경받는 기관 중 하나다.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코미 국장의 해임 소식을 전했다.

백악관은 코미 국장 해임과 함께 곧바로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 부장관의 건의를 수용해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한 장짜리 서한에서 “FBI의 리더십에 신선한 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험 많고 적합한 사람이 FBI를 이끌어야 한다며 코미 국장의 해임을 건의했다.

이번 해임에는 표면적으로 최근 코미 국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의회에서 잘못된 진술을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BI는 수장의 해임 결정이 나기 직전에 코미 국장이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와 관련해 허위 진술을 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 법사위원회에 보냈다.

코미 국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클린턴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수백, 수천 건의 이메일을 (전 남편 앤서니 위너에게) 포워딩했고 그중 일부는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다”며 “애버딘은 그(위너)에게 규칙적으로 포워딩했던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FBI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위너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이메일은 개인 전자기기를 백업한 결과 발생했고 애버딘이 위너에게 수동으로 보낸 이메일은 소수였다”며 코미 국장의 청문회 발언을 바로잡았다.

FBI는 또 4만9천 개 이메일 가운데 애버딘이 포워딩한 기밀 이메일은 2개였으며 다른 10개의 기밀 이메일은 백업 결과 노트북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허위 진술은 해임의 ‘구실’일뿐,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언짢게 한 코미 국장의 최근 행보가 해임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다.

코미 국장은 대선을 열하루 앞두고 클린턴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을 공개해 대선판을 흔들어 놓으면서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으로까지 불렸지만 이후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로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혀왔다.

코미 국장은 지난 3월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과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트럼프 캠프 도청 의혹 모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를 해임할 구실을 원했고, 코미가 그 구실을 제공했다”고 표현했다.

코미 국장의 해임 소식이 나오자 민주당 측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 지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코미 국장의 해임 사실을 통지받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실수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슈머 대표는 독립적인 특별검사 지명을 요구하면서 러시아 내통 의혹 조사가 대통령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도 트위터에 “FBI의 러시아 사건 조사를 감독하는 특별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전에도 말했고 이번에도 다시 언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미 해임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토요일 밤의 학살’에 비견하기도 한다.

리처드 블루멘털(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워터게이트 이후 우리 사법 체계가 이렇게 위협받고, 사법체계의 독립성과 진실성에 대한 우리 신념이 이렇게 흔들려본 적은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닉슨 도서관 관장을 지낸 티모스 내프탤리는 뉴욕타임스(NYT)에 “코미가 있든 없든 FBI는 러 내통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것이 또다른 실수다. 세션스 장관은 코미의 불법행위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를 감추려한다는 의심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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