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상급 독물학자, 현지 유력지에 언급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이 통상적이지 않은 새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제기됐다.19일 현지 일간 더스타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현지 정상급 독물학자는 “범인들은 통상적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 암살의 배후세력이 “해당 목적에 맞춰 특별 생산한 더욱 효과적인 화학물질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러 화학물질을 섞을 경우 종류 파악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 살해 독극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를 묻자 “직접 검사하기 전엔 모른다. 추측해 맞출 확률은 100만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현지 언론보도를 사실상 통제하는 데 나온 이 독물학자의 이런 언급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부검 결과를 담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김정남 살해사건 발생 후 15일 부검을 했으나, 나흘이 지나도록 부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애초 2∼3일이면 분석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아직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종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첫 북한 국적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이 화학과 약학 전문가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현지 영자지인 ‘더 스타’는 19일 일요판에서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인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2000년 졸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남은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용의자 두 명이 얼굴에 뿌린 독극물을 흡입하고 사망했다.
보통 이런 방식의 암살에는 청산가리나 용제에 녹인 염소 가스가 쓰이지만, 김정남이 흡입한 물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 산하 화학청은 지난 16일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해 확보된 샘플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을 진행해 왔다. 화학청은 평소 개방돼 있던 출입구를 전면 폐쇄하고 취재진 등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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