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틸 알코올 함유 화장용 토너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 중독
지난해 12월 중순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발생한 ‘가짜 보드카’ 중독 사건 희생자가 새해 들어서도 추가로 발생해 전체 사망자가 78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르쿠츠크주(州) 주정부 보건부는 9일(현지시간) “새해 연휴 기간에 2명이 더 숨져 전체 사망자가 78명으로 늘었다”며 “3명은 병원에서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 1월 8일까지 이어진 새해 연휴 기간에 추가로 가짜 보드카에 중독돼 입원한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르쿠츠크주 내 이르쿠츠크시 노보레니노 구역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집단으로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여 시내 병원에 입원했다.
일부 환자들은 응급차로 병원에 실려 오는 과정에서 숨지거나 병원 도착 후 곧바로 사망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25~50세 사이의 빈곤 계층에 속한 남녀 주민들로 파악됐다.
당국의 확인 결과 이들은 보드카 대신 현지 상점들에서 피부 보습용이나 사우나용으로 판매되는 스킨 토너 ‘보야리쉬닉’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산사나무(hawthorn) 추출 수액으로 만들어진 보야리쉬닉 제품에는 에틸알코올이 포함됐다는 상표 설명과는 달리 메틸알코올과 냉동 방지제 등이 함유된 것으로 성분 분석에서 나타났다.
현지 저소득층 주민들은 그동안 비싼 보드카 대신 값이 싼 알코올 함유 화장용 토너나 의료용 알코올 제품 등을 물에 타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사건 후 알코올 함유 비주류 제품의 유통을 전면 중단시키는 한편 가짜 보드카를 생산해 판매해온 업자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가짜 보드카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계속 증가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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