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이번 주에 무더기로 의회의 검증 무대에 선다.
지금까지 발표된 일정만으로도 앞으로 한 주 동안 10명이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청문회장에 출석한다.
초대내각의 ‘외교 총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 등과 같은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따르면 세션스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10일 시작된다.
이를 시작으로 11일에는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지명자,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가 한꺼번에 의회의 검증을 받는다.
또 12일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벤 카슨 주택장관 지명자,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지명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한 인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다음 주인 오는 18일에는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장 증인석에 앉는다.
지난해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오는 20일 이전에 최대한 많은 내각 구성원들의 인준 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정밀’ 또는 ‘송곳’ 검증을 통해 트럼프 내각 구성원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을 세밀하게 뜯어보겠다는 태세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해 첫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이 만약 의회와 일반 국민이 지명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도 전에 취임식에 맞춰 급하게 인준을 마치려 한다면 민주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애초 한 주에 인준 대상자 2명만을 청문회장에 부르자는 주장을 폈지만 확정된 청문회일정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을 사실상 무시한 셈이어서, 민주당은 일단 내각 후보자들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상당수 상임위가 아직 내각 지명자들로부터 보유자산 신고서나 이해충돌 방지 확인서 등 인준 절차에 필요한 문서들을 받지 못했다며,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한 기업·금융인 출신 지명자들이 내각에서 활동할 때 각자의 이해관계를 국정과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부각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민주당이 틸러슨, 세션스 지명자와 함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등 4명을 ‘집중 검증 대상’으로 지목한 만큼 이들을 둘러싼 양당 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준 저지대상 1순위’인 틸러슨 지명자의 경우 그가 에너지 대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사업상 깊은 관계를 맺었던 점을 민주당에서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화당은 틸러슨 지명자가 각종 규제 속에서도 에너지기업을 잘 이끌었다는 반대 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지명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특수 관계, 틸러슨 지명자가 과거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했던 전력 등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세션스 내정자는 과거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검증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6년 연방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됐으나,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동료들의 인종차별 증언이 잇따르면서 인준이 거부된 바 있다.
민주당은 대표적 월가 인사로, 공직 경험이 전무한 므누신 지명자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의 자질검증과 별개로 그의 ‘부도덕한’ 경영 관행을 집중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골프만삭스 투자은행 출신인 그는 2008년 ‘모기지 사태’ 당시 주택담보대출업체 인디맥을 인수한 뒤 무차별적인 차압과 서류 위조, 인종차별 대출 등으로 원성을 샀으며 이후 2014년 이 회사를 되팔아 18억 달러(약 2조3천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2013년 변경된 상원 규정에 따라 인준은 전체 상원의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2석을 보유한 만큼 민주당은 인준을 저지하려면 적어도 3명의 공화당 ‘반란표’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물론 미국 정부윤리청(OGE)에서도 ‘동시다발 청문회’에 따른 부실 검증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월터 샤웁 OGE 청장은 전날 상원 공화·민주 양당 원내대표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각 지명자들에 대한 윤리청의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청문회일정이 발표돼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직 공개되지 않았거나 해결되지 않은 윤리 문제가 남은 채 청문회가 진행될 수도 있다”면서 “윤리청 직원들이 중요한 검증 사항임에도 작업을 서두르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정부윤리청 직원의 말을 인용해 내각 지명자의 청문회가 서둘러 진행되는 일은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와 윤리청의 관계가 무너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민주당의 ‘검증’ 시도를 ‘대선 패배에 따른 반감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뉴스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새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을 첫날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최대한 많은 내각 지명자들을 인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국무, 국방장관 내정자와 CIA국장 내정자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이들의 판단 및 향후 대책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새 정부가 취할 대북정책의 윤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발표된 일정만으로도 앞으로 한 주 동안 10명이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청문회장에 출석한다.
초대내각의 ‘외교 총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 등과 같은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따르면 세션스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10일 시작된다.
이를 시작으로 11일에는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지명자,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가 한꺼번에 의회의 검증을 받는다.
또 12일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벤 카슨 주택장관 지명자,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지명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한 인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다음 주인 오는 18일에는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장 증인석에 앉는다.
지난해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오는 20일 이전에 최대한 많은 내각 구성원들의 인준 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정밀’ 또는 ‘송곳’ 검증을 통해 트럼프 내각 구성원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을 세밀하게 뜯어보겠다는 태세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해 첫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이 만약 의회와 일반 국민이 지명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도 전에 취임식에 맞춰 급하게 인준을 마치려 한다면 민주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애초 한 주에 인준 대상자 2명만을 청문회장에 부르자는 주장을 폈지만 확정된 청문회일정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을 사실상 무시한 셈이어서, 민주당은 일단 내각 후보자들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상당수 상임위가 아직 내각 지명자들로부터 보유자산 신고서나 이해충돌 방지 확인서 등 인준 절차에 필요한 문서들을 받지 못했다며,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한 기업·금융인 출신 지명자들이 내각에서 활동할 때 각자의 이해관계를 국정과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부각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민주당이 틸러슨, 세션스 지명자와 함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등 4명을 ‘집중 검증 대상’으로 지목한 만큼 이들을 둘러싼 양당 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준 저지대상 1순위’인 틸러슨 지명자의 경우 그가 에너지 대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사업상 깊은 관계를 맺었던 점을 민주당에서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화당은 틸러슨 지명자가 각종 규제 속에서도 에너지기업을 잘 이끌었다는 반대 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지명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특수 관계, 틸러슨 지명자가 과거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했던 전력 등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세션스 내정자는 과거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검증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6년 연방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됐으나,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동료들의 인종차별 증언이 잇따르면서 인준이 거부된 바 있다.
민주당은 대표적 월가 인사로, 공직 경험이 전무한 므누신 지명자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의 자질검증과 별개로 그의 ‘부도덕한’ 경영 관행을 집중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골프만삭스 투자은행 출신인 그는 2008년 ‘모기지 사태’ 당시 주택담보대출업체 인디맥을 인수한 뒤 무차별적인 차압과 서류 위조, 인종차별 대출 등으로 원성을 샀으며 이후 2014년 이 회사를 되팔아 18억 달러(약 2조3천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2013년 변경된 상원 규정에 따라 인준은 전체 상원의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2석을 보유한 만큼 민주당은 인준을 저지하려면 적어도 3명의 공화당 ‘반란표’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물론 미국 정부윤리청(OGE)에서도 ‘동시다발 청문회’에 따른 부실 검증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월터 샤웁 OGE 청장은 전날 상원 공화·민주 양당 원내대표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각 지명자들에 대한 윤리청의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청문회일정이 발표돼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직 공개되지 않았거나 해결되지 않은 윤리 문제가 남은 채 청문회가 진행될 수도 있다”면서 “윤리청 직원들이 중요한 검증 사항임에도 작업을 서두르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정부윤리청 직원의 말을 인용해 내각 지명자의 청문회가 서둘러 진행되는 일은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와 윤리청의 관계가 무너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민주당의 ‘검증’ 시도를 ‘대선 패배에 따른 반감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뉴스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새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을 첫날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최대한 많은 내각 지명자들을 인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국무, 국방장관 내정자와 CIA국장 내정자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이들의 판단 및 향후 대책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새 정부가 취할 대북정책의 윤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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