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美외교수장에 미·러 新밀월시대 오나…대북정책 영향 주목

친러 美외교수장에 미·러 新밀월시대 오나…대북정책 영향 주목

입력 2016-12-13 16:47
수정 2016-12-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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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얽힌 사업·개인적 이해관계와 미국의 이익 충돌 가능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친(親) 러시아 성향의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낙점하면서 냉전 이후 최악의 관계에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신(新)밀월시대를 맞을지 주목된다.

미국 내에서는 수십 년간 석유 기업인으로 살아오면서 러시아 에너지 업계에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는 틸러슨이 주요 정책 결정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서도 러시아의 ‘입김’이 조금이라도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푸틴의 ‘친구’…러시아에 개인적 이해관계도

12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출신인 틸러슨은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다.

41년간 몸담은 이 미국 최대 석유기업을 경영하면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등을 통해 러시아와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최소 17년간 인연을 쌓아온 ‘친구’로 알려졌다. 2012년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우정훈장’(Order of Friends)‘까지 받았다.

특히 틸러슨은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도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의 대러 제재로 엑손모빌은 러시아 내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사업들을 중단해야 했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서 대러 제재만 해제해도 엑손모빌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틸러슨의 개인적인 이해도 걸려있다.

내년에 정년퇴임 하는 틸러슨은 2억1천800만 달러(약 2천544억원) 규모의 엑손모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퇴직연금도 7천만 달러(약 817억원)에 이른다. 대러 제재가 해제되면 이 돈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 공직윤리 감시기구인 ’퍼블릭 시티즌‘의 로버트 와이즈먼 대표는 “그가 ’엑손모빌 DNA‘로 러시아를 바라볼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NYT는 “러시아 에너지 업계에 있는 틸러슨의 이해관계는 석유 기업가로서의 그의 이해와 미국의 외교수장 역할 사이의 경계를 매우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우려고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평가로 러시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진 상황이어서 외교수장으로서 틸러슨의 적격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다. 의회 인준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마이클 클래어 햄프셔대 교수는 “국무장관으로서 그는 푸틴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과 협상하게 될 텐데, 사람들은 그의 결정에 무엇이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할 것이고, 그의 행동이 그의 회사에 이득이 되든 미국과 동맹국의 이해에 부합하든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선 과정에서도 유달리 푸틴과 러시아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 논란을 빚어온 트럼프 당선인이 친러 외교수장까지 앉히면서 미·러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중국을 향한 당선인의 강경한 기조와도 대비되는 것이어서 이들 강대국의 관계 재설정이 국제정세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대북제재 소극적 러 입김 작용 우려…“강경기조는 불변”

’외교 총사령탑‘인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입안하는 하나의 핵심축이자 각국과의 협상을 주도하는 대표로, 어떤 인물이 국무부를 이끄느냐에 따라 대북정책도 직·간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단 틸러슨이 대표적인 친러 인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섣부른 추측이긴 하지만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러시아의 ’입김‘이 조금이라도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맹방인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의 강력한 독자제재는 물론이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도 소극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틸러슨이 러시아와 가깝다고 하지만, 그런 점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대북정책에도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관련해선 실무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또 대북강경파로 구성된 안보라인과 호흡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한 소식통은 “북한 문제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상당한 우선순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 출범 후 몇 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치겠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현 시점에서는 강력한 대북압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욱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비롯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 등 대북정책을 주도할 안보라인은 대북 초강경파 인사로 채워진 상태다. 향후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금의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보다 훨씬 강경해질 수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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