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태영호, 두달전 英정보원 첫 접촉…독일 거쳐 한국행”

英언론 “태영호, 두달전 英정보원 첫 접촉…독일 거쳐 한국행”

입력 2016-08-21 10:32
수정 2016-08-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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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익스프레스 보도…“아내의 불안감 호소에 결심한 듯”

최근 귀순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가족은 영국과 미국 당국의 협조 아래 영국 공군기로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고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태 공사는 두 달 전 런던 북서부 왓퍼드의 한 골프장에서 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처음 만났으며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태 공사는 부인인 오혜선 역시 평양 복귀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자 망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영국 외무부는 2주 뒤 태 공사의 심경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 당국에 알렸고, 워싱턴에서 소수의 고위 관계자들이 태 공사의 망명을 논의하기 위해 즉시 영국으로 날아갔다.

모든 것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음에도 열흘 만에 서울에서도 ‘유럽 어느 곳에서 망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며, 태 공사는 망명지를 택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주어졌음에도 한국을 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태 공사 부부와 두 아들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일찍, 영국과 미국의 외교 당국, 정보기관 관계자 등 7명과 함께 옥스퍼드셔 브라이즈 노턴 공군 기지에서 30명 정원인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출발했다.

관계자들은 태 공사의 부인 오씨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대형 마트인 마크스 앤드 스펜서에 들러달라고 요구했다며 “영국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사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태 공사 가족 일행이 탄 영국 공군기는 타이푼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독일 람슈타인에 있는 미국의 공군 기지에 도착했고, 태 공사 가족은 이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영국에서 독일까지 2시간의 비행 동안 태 공사의 둘째 아들인 금혁은 친구에게 갑자기 사라지게 된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썼다. 액턴 고등학교에서 수재로 알려진 금혁은 명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간 태 공사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에 사인했다. 태 공사는 이 편지를 메이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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