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명예살인’ 예외없이 처벌한다

파키스탄 ‘명예살인’ 예외없이 처벌한다

입력 2016-07-27 15:50
수정 2016-07-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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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손에 숨진 소셜미디어 활동가의 유산

일부 이슬람 문화권의 대표적 악습으로 지목되는 ‘명예살인’의 가해자를 예외 없이 처벌하는 법이 파키스탄에 도입된다.

2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자히드 하미드 법무장관은 명예살인 범죄자 처벌의 예외 규정을 삭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명예살인은 간통, 부적절한 의상 착용, 동성 성관계, 배교 등에 연루된 여성을 가족이 가문의 명예를 지킨다는 이유로 살해하는 행위다.

그러나 파키스탄에는 이 같은 반인륜 범죄에도 피해자 가족이 용서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법규가 있어 대다수 가해자가 면죄부를 받고 있다.

올해 파키스탄에서 자행된 명예살인은 295건에 이르고 지난해에는 모두 1천96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은 지난 15일 파키스탄의 유명 블로거이자 모델인 찬딜 발로치(26)가 오빠에 의해 목이 졸려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발로치는 “여성으로서 자신을 위해, 서로를 위해, 정의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거나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는 등의 돌출 발언과 남녀평등 주장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소셜 미디어 스타가 됐다.

팔로워가 4만명에 이르는 발로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명예살인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발로치의 오빠를 ‘국가에 대한 범죄’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은 이전에도 나왔고 지난해 3월에도 상원을 통과했으나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이번에 나온 개정안은 이미 의회 위원회를 거쳤고, 이르면 내달 9일 상하 양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미드 법무장관은 밝혔다.

현재 국립인권위원회 위원이자 여성지위위원회 전 위원장인 아니스 하룬은 CNN에 “많은 활동가가 처벌 강화를 요구했지만 결국 발로치의 죽음이 법제화의 계기가 됐다”면서 “명예를 위한 살인은 용납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룬 위원은 “명예살인 가해자의 증거가 때때로 구체적이지 못할 경우도 있고, 법정에서 폐기되거나 조작되기도 한다”면서 “경찰은 더욱더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처벌 여론이 지속해야 명예살인이 근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법 개정안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명예살인 건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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