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진핑-리수용 만나 회동 보도
중국을 방문 중인 리수용(왼쪽)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2016.6.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리 부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인사와 구두친서를 전달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일 보도했다.
리 부위원장은 담화에서 “노동당 제7차 대회는 우리 당이 시종일관 견지해온 사회주의건설의 총노선, 자주노선, 선군혁명노선, 주체적통일노선, 새로운 병진노선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에 “노동당 대표단의 방문은 중조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훌륭한 전통을 다시금 보여주었다”며 “중조친선을 수호하고 공고발전시켜 나가려는 중국 당과 정부의 방침은 불변하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리 부위원장과 시 주석이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면서 “시진핑 동지는 그이께(김정은) 자신의 충심으로 되는 축원의 인사를 전해드릴 것을 부탁했다”고도 언급했다.
이 밖에도 중앙통신 보도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북중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강화발전을 희망한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전날 리 부위원장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만남에 대한 중앙통신 보도처럼 리 부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의 고수를 거듭 강조했고, 중국 측은 대표단 방문을 ‘환대’한 사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앞서 리 부위원장은 쑹타오 부장을 만나 김 위원장이 당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한 사실을 강조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보도에서 북중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시 주석의 언급을 다수 소개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로 읽히는 메시지나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암시하는 발언도 함께 다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면담에서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31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를 포함해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중국측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또 시 주석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3원칙(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은 불변이며, 나아가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어떤식으로든 북측에 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 보도나 발표에서 ‘병진노선’과 관련한 리 부위원장의 발언이 거듭 소개되지 않음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전날 리 부위원장과 쑹타오 부장의 만남과 관련해 중국 대외연락부 발표문과 리 부위원장과 시 주석과의 담화에 대한 신화통신 보도 모두에서 리 부위원장이 ‘병진노선’을 언급했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 주석과 리 부위원장의 면담 과정에서 병진노선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노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양측 보도로 확인된 시 주석과 리 부위원장의 발언 및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친서 모두에서 북중관계 개선에 대한 상당한 의지가 보여 최악으로 치닫던 북중관계가 전환점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리 부위원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전략적 안목을 갖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겠다”고 밝혀 중국의 우려에 일부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시 주석이 2013년 5월 김정은의 특사로 방문한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만났을 때 ‘비핵화 목표 견지’를 명시적으로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양국간 핵개발 등에 대해 이견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맞춰 보도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자신의 입장을 지키는 방향에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미국까지 겨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양국이 과거보다 유연한 자세로 대화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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