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1주기 앞두고 추모 열기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1주기 앞두고 추모 열기

입력 2016-03-21 13:32
수정 2016-03-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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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추모 조형물·그림…젊은층 중심으로 한 추모행사도

‘싱가포르 국부’로 존경받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1주기(3월23일)를 앞두고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서머셋 거리에는 미소 짓는 리 전 총리의 얼굴을 형상화한 가로 2.3m, 세로 3.1m 크기의 대형 지우개 퍼즐이 설치됐다.

‘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조국, 우리의 국기’라는 이름이 붙은 이 조형물은 10대부터 30대까지 싱가포르의 젊은이 110명이 리 전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기가 인쇄된 지우개 4천877개를 모아 만든 것이다.

지우개 퍼즐 가운데 마지막 조각은 리 전 총리의 막내 동생인 리솬유(82)가 채워 넣었다.

이 지우개 퍼즐을 공동 기획한 문구 제조업체 ‘뭉크 뭉크’의 소유주인 켄 하미드는 “국부인 리 전 총리의 업적을 기리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기가 인쇄된 지우개를 사용해 그의 형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동부 베독에서는 주민들이 각각 25개 조각 그림을 그린 뒤 이를 하나로 합쳐 리 전 총리 추모 그림을 완성했다.

이 그림에는 무지개를 배경으로 활짝 웃는 리 전 총리의 모습과 함께 ‘무지개를 따라가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는 리 전 총리가 1996년 연설에서 싱가포르 젊은이들에게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서라는 의미로 했던 명언이다.

이 밖에도 스탬포드 그린에서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유라시아계 등 싱가포르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인종그룹에서 1천500여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리 전 총리의 유산과 정책들을 되짚어보는 형식의 추모행사도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청쉬안용(24)씨는 “한 세대 만에 개발도상국을 선진국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며 “싱가포르는 늪지대를 대도시로 변화시킨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를 가진 나라다. 이는 리 전 총리와 그 각료들의 비전, 지도력, 결정력을 보여준 증거”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리 전 총리가 창설한 인민행동당(PAP) 지지자들이 싱가포르 도심 상공의 구름 사이로 비친 햇살이 마치 사람과 유사한 형상을 만들었다면서, 사진과 함께 ‘리콴유 전 총리가 싱가포르를 내려다보고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공유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배를 받던 1959년 자치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까지 총리를 지내면서,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부국으로 건설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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