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깃발 트럼프ㆍ딸의 패션 상품은 죄다 ‘외국산’

‘보호무역주의’ 깃발 트럼프ㆍ딸의 패션 상품은 죄다 ‘외국산’

입력 2016-03-09 09:05
수정 2016-03-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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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앞뒤 맞지 않는 경제 정책이 다시 한 번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이 자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고용 창출에 앞장서도록 하는 한편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상품의 관세를 올리는 보호무역주의를 경제 정책의 근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를 만드는 트럼프 패션 제품은 물론 딸 이반카 트럼프의 패션 상품이 모두 외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민들은 트럼프의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트럼프는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애플 등 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미국 기업을 비난했다.

또 초콜릿 쿠키 제조사인 오레오가 멕시코로 생산 설비 일부를 이전한 사실을 뒤늦게 안 뒤 그는 오레오 쿠키도 안 먹겠다고 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N 머니가 8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트럼프 표’ 정장용 와이셔츠는 주로 중국과 방글라데시에서, 넥타이 대부분은 중국에서, 정장의 일부 역시 중국에서 제조된다.

무역 전문가로 빌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 고문을 지낸 로버트 로런스 하버드대 교수가 트럼프의 맏딸인 이반카의 패션 제조 상품 800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구두·옷·지갑·스카프 등 전 제품이 외국에서 수입된 것이었다.

미국 내에서 제조된 ‘이반카 표’ 의류 상품은 하나도 없었고, 354개 품목이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로런스 교수는 덧붙였다.

사실, ‘트럼프 표’ 패션 브랜드가 대부분 외국산이라는 건 새롭지 않다.

트럼프는 지난해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넥타이 상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미국에서 양복 만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새삼스러울 게 없는 현실이 다시금 시선을 끄는 까닭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커진 데 있다고 CNN 머니는 평했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유세에서 “애플이 머지않은 장래에 아이폰을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하기를 바란다”고 해 여전히 자신보단 다른 기업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CNN 머니 방송은 트럼프가 중국산, 멕시코산 제품에 35∼45% 관세를 부과하기를 원한다면서 관세율을 25%만 적용한다고 해도 현재 중국에서 제작된 트럼프의 정장 한 벌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150달러에서 187.5달러(약 22만6천600 원)로 올라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많은 경제학자는 외국산 제품에 관세를 올리자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무역 전쟁을 촉발하고 경기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 멕시코가 보복으로 미국산 제품 관세율을 올릴 수도 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직결돼 부담은 고스란히 미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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