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자들 “치매 원인은 노화 아닌 바이러스·박테리아”

세계 과학자들 “치매 원인은 노화 아닌 바이러스·박테리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3-09 14:43
수정 2016-03-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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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치매전문 임상의와 과학자 31명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 사설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2년에서 2012년 사이에 412가지 치매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모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제는 노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와 에든버러, 맨체스터 대학,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대학 등의 치매 전문가인 이들은 특히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클라미디아 박테리아 그리고 나선상균인 스피로헤타균을 잠재적인 치매 주범으로 지목했다.

 맨체스터 대학 화학대학의 더글러스 켈 박사는 치매가 잠복성 병원균과 연관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있다면서 이 증거들을 계속 외면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인들의 뇌에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들이 흔히 잠복 상태에 있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약화되면 ’잠에서 깨어나‘ 활동한다면서 입술 헤르페스를 일으키는 1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와 폐 감염을 유발하는 폐렴 클라미디아 그리고 몇 가지 스피로헤타균이 대표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계와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가 포함된 대뇌변연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토리아 대학의 레시아 프레토리우스 박사는 혈액에 병원균이 있으면 전신성 염증이 발생하고 신경염증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디드 단백질 응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학자들은 또 5명 중 한 명꼴로 지니고 있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도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들은 뇌의 바이러스 감염이 치매와 유사한 증세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도 학계에서 이 부분이 너무나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면서 감염을 치료하면 치매의 진행이 지연되거나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항병원균 치료 임상시험을 포함, 전염성 병원균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들은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회장 제임스 피켓 박사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곰팡이균이 노인들에게 많고 특히 치매 환자의 뇌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병원균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현재로써는 불충분하다고 논평했다. 치매가 바이러스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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