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엔고, 일본내 부정적 영향 강하다

급격한 엔고, 일본내 부정적 영향 강하다

입력 2016-02-15 14:42
수정 2016-02-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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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발표 뒤 급격하게 진행된 엔고와 주가하락으로 인해 일본 국내에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동안 활발한 경기를 상징해 온 외국인 관광객의 바쿠가이(爆買い·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쇼핑을 하는 행위)'가 주춤할 분위기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15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서쪽 간사이(關西) 지역에서 그동안 경기를 유지시킨 부유층 소비나 바쿠가이가 주춤하는 기류가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엔고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킬 우려도 나오고 있어,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의 조기 안정화 여부가 주목된다.

아사히는 설연휴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많은 대도시 오사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갑 끈을 단단하게 조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대만에서 가족 4명이 함께 온 남성(38)은 “시계나 스테레오를 사는 것을 포기했다”고 신문에 밝혔다. 엔고로 인해 일본에서 쇼핑할 장점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온 여성(28)은 화장품이나 양복 등 13만엔(약 138만원) 정도의 쇼핑을 했지만 “다음에 올 때에는 쇼핑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간사이 지역에서는 주가 상승이 부유층의 고가품 수요나 외국인의 바쿠가이 소비를 견인해 왔다. 그런데 엔고로 인해 이 흐름이 바뀔지 모른다며 백화점이나 쇼핑가는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요즘 엔고 영향 등으로 오사카 다이마루백화점 우메다점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격이 높지 않은 어린이용 옷이나 스타킹 등을 주로 산다.

특히, 주가 하락은 일본인 부유층의 소비 절약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며 유통가는 걱정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요동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엔고는 수출기업이나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역풍이다.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스포츠용품 대기업 아식스(고베시)는 달러당 120엔으로 상정한 환율이 요동치자 경영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엔고가 지속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교토시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엔이 올라가면 매출은 월 3억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교토시가 상정한 올해 1∼3월 환율은 달러당 117엔이기 때문에 향후 엔화 환율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원자재나 상품을 수입하는 기업에게 엔고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이들 기업도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일본 내 판매가 90% 이상인 문구 대기업 고쿠요(오사카시)는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엔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연간 1억엔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엔고로 이익이 개선되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기업의 체감경기가 떨어지면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슈퍼마켓 관계자도 “엔고라도 해도 국내 메이커에서의 구입 가격은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는다. 기업의 실적이 나빠져 급여도 떨어지고, 개인 소비가 주춤하는 것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기관에서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나, 장기금리 하락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채 등의 운용이익이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융자상대 쟁탈전이 이제부터 격화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대형 신용금고의 간부는 “대출금리 인하 경쟁으로 수익 환경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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