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원유 내달초 40년만에 수출…“유럽·한국 등 호재”

미국원유 내달초 40년만에 수출…“유럽·한국 등 호재”

입력 2015-12-24 14:32
수정 2015-12-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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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유가 내년 1월 초에 40년 만의 첫 수출길에 오른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원유생산업체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는 내년 1월 첫째 주에 휴스턴운하에서 60만 배럴의 경질유를 유조선에 실을 계획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경질유의 구매자는 네덜란드의 원유 거래업체인 비톨(Vitol)이다.

휴스턴 운하를 떠난 원유는 대서양을 가로지른 뒤 비톨의 정유공장 자회사가 있는 스위스 크레시어로 향하게 된다.

미국의 원유가 수출되는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원유가 수출되면 유럽 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 원유와 경쟁하면서 유럽 정유사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 정유사들은 러시아, 중동,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원유를 사들여 경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PBF에너지의 최고경영자 톰 오말리는 “미국의 원유 수출금지 해제로 유럽 업체들이 가장 먼저 이익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도 좋은 편이다.

미국은 1920년에 만든 법률 때문에 원유를 미국 내의 한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옮길 때 미국 국적의 선박만 사용해야 하며 이는 배럴 당 7달러가 든다.

하지만 미국에서 유럽 등 외국으로 원유를 수송할 때는 비용이 저렴한 외국 국적의 유조선을 써서 운송비를 배럴당 2달러로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유럽은 경유, 미국은 휘발유를 주로 소비하는 까닭에 유럽에서 정제한 휘발유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고 오말리는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영국 BBC방송은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가 미국산 원유의 도착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에는 이미 북해와 서아프리카에서 오는 저렴한 원유가 충분하다는 점에 기반을 둔 분석이다.

한국도 수혜국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 5위 석유 수입국인 한국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미국의 수출규제 해제 등으로 석유 수입원을 다변화할 가능성을 반기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이란의 더 많은 원유 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한국은 원유 공급원을 다양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엔터프라이즈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짐 티그는 “우리가 40년 만의 첫 미국 원유 수출 계약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울트라경질유를 원유가 아닌 정유제품으로 특별 인정받아 수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발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왔다.

미국은 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1975년부터 원유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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