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련산하단체 행사서 제언서 배포…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철거도 요구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의 전직 간부가 대북 종속관계를 끊을 것을 집행부에 촉구해 총련 사회 내부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신문에 의하면, 히로시마(廣島) 지방에서 선전간부 등을 역임한 고충의(70·도쿄 거주) 씨는 지난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총련 산하 상공회 70주년 기념행사때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전원 귀환시킬 것, 모든 시설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를 철거할 것 등을 요구하는 제언서를 배포했다.
허종만 조선총련 의장이 수신자로 명시된 이 제언서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할 것, 북한과의 종속관계를 끊기 위해 조직의 간부는 조선노동당의 당적을 이탈하거나 당원이 아닌 사람이 맡을 것, 재일조선인계 신용조합을 거쳐 사라진 방대한 자산의 행방과 그 책임을 분명히 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 북한의 납치 문제와 개인 숭배 등에 대해 ‘이상한 것은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호소하면서 “더 이상 죄를 쌓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시인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일본 사회에서 재일조선인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악화한 와중에 총련의 대북 종속에 불만을 가진 내부 목소리는 그동안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실명으로 불만이 표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이 제언서는 배포 도중 회수됐고, 배포자인 고 씨는 사실상 제명 통보를 받았다.
고 씨는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납치 피해자 관련 뉴스를 볼 때면 모순을 느꼈지만 말을 할 수 없었다”며 “실현은 어렵더라도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을 담아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변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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