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당대표 기소 검사 “더는 광대극 못하겠다” 美 망명

베네수엘라 야당대표 기소 검사 “더는 광대극 못하겠다” 美 망명

입력 2015-10-27 13:35
수정 2015-10-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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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선언’ 비디오 찍어 국내 웹사이트에 공개 “용서구한다”

베네수엘라의 저명한 야당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44)를 폭력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 중형을 받도록 했던 베네수엘라 검사가 ‘더 이상 이런 어릿광대짓을 못하겠다’며 미국으로 탈출해 망명을 신청했다.

프랭클린 니에베스라는 이름의 검사는 특히 “로페스는 무죄”라며 베네수엘라와 로페스, 그의 부인과 가족, 특히 그들의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하는 비디오를 찍어 베네수엘라의 인기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비디오에서 그는 자신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한 이유에 대해 로페스 유죄선고에 사용된 “거짓 증거를 (항소심에서) 계속 주장하도록 행정부와 상관들로부터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전했다.

다소 긴장한 듯 자주 침을 삼키는 모습을 보인 그는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겪은 번민을 알 것”이라며 “이 어릿광대극, 로페스의 인권을 부당하게 짓밟는 재판을 계속 해나가면서 겪은 고통과 압력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선 로페스에 대한 재판은 “완전히 정치재판으로, 무효화해야 한다”며 로페스에 유리한 증언과 증거를 재판부가 전혀 채택하지 않은 사실 등을 들었다.

왜 진작 사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검사든 판사든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 구금되거나 날조된 형사사건으로 투옥될 것”이라며, 로페스 재판 내내 보안요원 수십 명이 법정 바깥에서 어슬렁거렸고 판사와 검사들이 감히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겁을 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판검사들은 마두로 정권의 정적들에 대한 재판 때는 잦은 회의를 통해 구두 지시를 받는다.

이와 관련, 그는 비디오에서 동료 검사와 판사들을 향해 “지금 나처럼 진실을 밝히기를 청한다”며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싶으며 두려움에 떨기를 멈추고 진실을 말하고 싶다. 여러분도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높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루이사 오르테가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은 TV인터뷰에서 “니에베스는 베네수엘라 법무부가 아니라 이 나라에 있는 외국 요소와 분자들의 압력에 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국가적”이라고 매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니에베스 검사는 지난주 후반, 카리브해 남부의 아루바로 휴가를 떠난다고 말해놓고 부인 및 두 딸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가서 망명을 신청했다.

민중의지당 당수인 로페스는 지난해 2월 시작돼 베네수엘라 전역을 휩쓸었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최소 43명이 숨진 것과 관련, 폭력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수배를 받은 끝에 자수, 군 교도소에 장기간 재판도 없이 투옥돼 있다 지난달 14년에 가까운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망자는 대부분 베네수엘라 보안군과 베네수엘라 정부와 연계된 무장집단들에 의해 살해됐다고 베네수엘라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희생자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주장하고 있다.

로페스는 재판에서 자신이 비폭력시위를 주장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그가 신청한 증인과 증거는 거의 채택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특히 2명의 ‘전문가’의 분석을 근거로 로페스가 겉으로는 비폭력시위를 말했으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로 폭력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니에베스 검사의 망명과 폭로에 힘입어 베네수엘라 야당측은 로페스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오는 12월 의회 총선을 앞두고 대여 공세를 강화해 나갈 태세다.

마두로 대통령과 집권당인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은 주요 수출품인 석유가 급락과 경제실정으로 인해 불황과 물자부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플레에 직면해 여론조사에서 야당 측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총선 전망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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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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