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천100만대 ‘사상최대급’…”차량수리만 23조원 들 수도”폴크스바겐, 수리-연비 상관관계 설명 없어…소비자 우려 지속
배출가스 눈속임 파문을 일으킨 폴크스바겐이 해당 차량에 대해 곧 리콜을 통보한다.폴크스바겐은 그러나 상세한 리콜 방법 등을 밝히지 않고 있어 배출가스 저감장치 수리가 오히려 연비 악화는 물론 성능 저하와 유지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눈속임 장치가 장착된 차량의 차주에 대해 수일 내로 수리 계획을 알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리 대상은 최대 1천100만 대로 개별 자동차회사의 리콜로는 사상 최대규모 급이 될 전망이다.
앞서 도요타가 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1천만여 대를 리콜했다.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인한 리콜은 미국에서만 3천380만대에 달하지만 여러 업체에 걸쳐 있다.
폴크스바겐은 10월 7일까지 독일 당국에 사태 수습 방안을 제출하고 허가를 받은 뒤 차량 수리에 착수한다.
폴크스바겐은 결함 차량 차주가 정비소를 찾아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한편 각국 언어로 웹사이트를 개설해 수리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크리스티안 부흘만 폴크스바겐 기술부문 대변인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수리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상의 변화가 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수리는 금방 처리될 것이고 하드웨어 수리는 몇 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 눈속임 장치가 장착된 차량이 수리 과정을 거치면 당국의 규제에 맞게 되는지, 주행거리나 연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FT도 폴크스바겐이 차량 수리 과정에서 연비가 나빠지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로이터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손보는 과정이 연비 감소와 성능 저하, 유지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콜계획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폴크스바겐으로서는 수리 과정에서 엔진을 관장하는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고 나면 탄소배출량과 연료소비가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증가 수준은 미미할 것이고 여전히 환경기준에 부합할 것이라는 게 폴크스바겐의 주장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65억 유로(8조6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뒀지만 벌금과 수리비용, 소비자들의 소송까지 감안하면 이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비 등에 문제가 없도록 정교한 수리를 하기 위해서는 대당 수천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차량수리에만 200억 달러(23조원)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보도했다.
배출가스 눈속임 사태로 폴크스바겐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에버코어가 62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 향후 6개월간 폴크스바겐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독일인 2천 명을 상대로 폴크스바겐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봐도 폴크스바겐의 이미지가 이번 사태로 상당히 약화됐으며 다임러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날 폴크스바겐에 지급했던 연비 보조금을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연비개선 차량을 구매할 경우 대당 1천 유로(13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으며 회수 대상은 차주가 아닌 폴크스바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