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아이 익사 비극에 “미국도 시리아난민 더 받아라” 압박 커져

난민아이 익사 비극에 “미국도 시리아난민 더 받아라” 압박 커져

입력 2015-09-04 09:58
수정 2015-09-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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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침투 우려에 할당된 1만7천명 중 고작 1천800명 수용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가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것을 계기로 세계 여론이 들끓으면서 미국에도 시리아 난민을 더 받아들이라는 국내외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미국은 난민 재정착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나, 시리아 난민 수용과 관련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리아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해 온갖 무장세력이 활개를 치는 까닭에 신원이 불분명한 시리아인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엔난민기구(UNHCR)의 심사를 통과한 난민에게도 길고 엄격한 별도의 심사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UNHCR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자 미국에 시리아 난민 1만7천명을 받아들이라고 권고했으나, 현재 미국에 수용된 인원은 1천800명에 불과하다.

시리아 난민이 미국에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8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구호위원회(IRC)는 그간 미국이 난민 구호에 보여준 기여도를 높이 사면서도 시리아 난민 사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IRC 위원장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작년 세계 난민 2천만명 중에 15만명이 잘사는 나라에 정착했다”며 “미국이 이 중 7만명을 차지했으나, 시리아 난민은 연평균 250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S의 잔혹행위, 참혹한 내전 때문에 터전을 버리고 달아난 시리아 난민 수백만 명이 현재 터키,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쿠르드 지역 임시 캠프에 머물고 있다.

UNHCR은 현지에서 이들의 신원을 확인해 심사 후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국토안보부 직원들을 파견에 미국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IS와 같은 위험세력과 관계가 없는지 재차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상황이 급박하지만, 미국의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라며 “더 많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너 대변인은 “수용하는 난민 수가 적지만 미국은 시리아 안팎에서 난민을 돕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최고의 인도주의 기부국”이라고 항변했다.

미국은 난민 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요르단에 10억 달러 차관을 주기로 작년에 약속했고 2013년에는 레바논에 7천400만 달러를 원조하기로 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 난민사태에 대해 당장 정책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일단 미국의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4명은 미국 정부가 적어도 내년 말까지 시리아 난민 8천여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우리 시대에 닥친 세계 최악의 난민 위기를 앞장서 해결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도덕적, 법적으로 옳고 안보를 위해서도 미국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시리아 사태를 정치적으로 푸는 게 근본 해결책이겠으나, 지금 당장 미국이 해야 할 일은 할당된 난민 7만명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리밴드 IRC 위원장도 미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년 말까지 시리아 난민 6만5천명을 받아들이라고 가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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