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준비완료’…시진핑 ‘국제질서 새판짜기’ 시동

AIIB ‘준비완료’…시진핑 ‘국제질서 새판짜기’ 시동

입력 2015-06-28 14:52
수정 2015-06-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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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협정문 서명식, 미국 중심 세계 경제질서에 도전

중국이 앞으로 글로벌금융의 한 축을 담당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준비를 사실상 완료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제질서 새판짜기’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게 됐다.

중국정부는 29일 오전 베이징(北京)에서 AIIB 회원국 전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한다.

시 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 순방 중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인프라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시작된 AIIB가 2년도 채 안 돼 개장 절차만 남겨놓게 된 셈이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AIIB가 이처럼 흥행을 거둘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에 얼마나 되는 주요국가들이 동참할지 의문시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외교·안보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미국과 일본이 지배구조, 조직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24일 중국이 베이징에서 AIIB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드러난 창립회원국 ‘진용’은 그런 관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중국을 빼면 MOU 체결국 대부분이 AIIB로부터 대규모 융자지원을 받아야 할 할 국가들이었다.

그러나 수개월 뒤 AIIB를 경제침체 돌파구로 인식한 영국이 G7(주요 7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AIIB 참여를 결정하며 흐름을 바꿔놨다. 뒤이어 ‘저울질’을 거듭해온 많은 국가들의 참여 선언이 이어졌다.

중국이 AIIB 설립을 추진한 배경에는 두 가지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심각한 과잉생산에 시달리는 자국 기업들의 세계 진출이다.

중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이 시 주석의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그 ‘엔진’ 중 하나로 평가받는 AIIB 설립을 추진한 목적 중 하나는 ‘남아도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자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을 촉진하는 데 있다고 분석해왔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 8천400억 달러(4천384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정치적 구도에서 볼 때, AIIB는 중국이 배치한 공격적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 금융기구가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뚜렷한 이질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지난 3월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잇달아 AIIB 참여를 선언한 데 대해 “21세기 미중간 권력이동의 신호”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브릭스(BRICS)개발은행(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중남미 지역 투자기금(자본금 250억 달러), 실크로드 기금(400억 달러) 등 제2, 제3의 국제금융기구 설립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이미 세계 5위의 결제통화로 부상한 위안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중국 주도의 ‘국제질서 새판짜기’ 작업은 더욱 속도가 붙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이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대중 견제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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