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중 최고의 순간’어메이징 그레이스’부른 오바마(종합)

재임중 최고의 순간’어메이징 그레이스’부른 오바마(종합)

입력 2015-06-27 21:55
수정 2015-06-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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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교회 총기난사 희생자 추도식서 6천 추모객 앞에서 노래 선창

’레임덕은 없다’…임기 6년째 최고의 성과 거둔 일주일 만끽

”우리가 선량함이라는 은총을 발견한다면 모든 게 가능해집니다. 그 은총을 통해 모든 게 바뀔 수 있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어메이징 그레이스…어메이징 그레이스∼”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0분 남짓 추모연설을 하다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한동안 침묵하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의 첫 소절이었다.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단상의 교회 인사들이 차례로 일어섰다. 오르간은 반주를 시작했고, 성가대와 6천명에 달하는 추모객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소리높여 합창했다.

1기 4년에 이어 2기 임기 2년 반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이 장면이 그의 대통령 재직기간을 기록하는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오바마는 이날 장례식의 주인공인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를 기리는 추모사에서 은총의 기독교적인 의미를 짚으면서 인종 갈등과 반목을 넘어선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 내내 은총에 대해 생각했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가족들이 보여준 은총에 대해, 핑크니 목사가 설교했던 은총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인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묘사된 은총에 대해”라고 말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영국 성공회 존 뉴턴 신부가 흑인 노예무역에 관여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이 죄를 사해준 신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찬송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핑크니 목사가 그 은총을 발견했다”고 말한데 이어 다른 희생자들 8명의 이름도 차례로 부르며 같은 말로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특히나 교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깊이 상처입었다”면서 “교회는 언제나 미국 흑인 사회의 중심이었고, 적대감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이었으며, 고통의 피난처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부연합기 퇴출과 총기 규제도 촉구했다. 특히 “남부기를 끌어내려 하나님의 은총을 나타내자”며 “남부기는 단순히 선조의 자부심보다 더 많은 것을 대변해왔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많은 이에게 그 깃발은 조직적 억압과 인종적 예속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를 것이라는 것은 준비된 연설문에는 없었지만, 일부 참모들에게는 부를 수도 있다고 귀띔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백인의 증오범죄에 의한 흑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참석한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발언과 노래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날 장례식의 울림이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오바마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는 장면은 미국 전역에 생방송됐다.

새론 존슨 정치 컨설턴트는 CNN에 “오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추모사를 한 것은 물론, 주로 흑인이었던 청중에게 또렷이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것은 한 편의 서사시였다”고 평가했다.

노먼 아이젠 전 백악관 고문은 로이터통신에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조금 자유로워졌다”면서 “그가 깊이 관심을 둔 인종문제 등에 대해 감정을 더 내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에게 지난 한 주는 실제로 은총의 한 주였다며 이날 장례식 장면과 연결해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슬픔과 승리, 은총이 뒤섞인 오바마의 특별한 날’이라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 주간 거둔 잇단 성과로 당분간 레임덕(권력누수현상) 없이 국정을 주도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역사적으로 업적을 확실히 남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한 주의 절정은 이날 오전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순간이었다.

성소수자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판결이 나자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면서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이에 앞서 미국 의회는 24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신속한 타결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5일에는 연방대법원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보조금이 합법이라고 판결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역시 커다란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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