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법권 밖의 FIFA 수사에 나서는 법적 근거는?

미국이 사법권 밖의 FIFA 수사에 나서는 법적 근거는?

입력 2015-05-28 11:45
수정 2015-05-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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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검찰이 자국도 아닌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축구연맹(FIFA)의 내부 부패에 칼을 들이대고 스위스 정부에 관련 혐의자들을 체포해 자신들에게 인도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당장 차기 월드컵대회 개최국인 러시아는 이 수사가 결국은 개최지 선정 과정의 뇌물수수 등 의혹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의식, “미국 국내법의 불법적인 치외 사용의 또 다른 사례”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미국 검찰은 혐의자들이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현행 미국의 세법이나 금융기관 규제법상 이들을 자국 법정에 세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검찰이 FIFA 부패 척결에 나선 것은 통상 말하는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일부 법에 외국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치외법권관련 조항들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을 적용하려면 그것을 걸 수 있는 이른바 “사법권 고리(jurisdiction hook)”가 있어야 하는데, 미국 내에 있는 사람과 통화라든지, 미국 방문 사실, 또는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미국 내 서버를 통한 이메일 교신 등을 말한다.

조지타운대 법대 강사인 제시카 틸리먼은 “미국과 말하자면 어떤 접촉점(touch point)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FIFA 뇌물혐의 사건에서 미국 검찰이 열거한 혐의 가운데 하나인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wire fraud)의 경우 미국 법을 적용하려면 “ 전화 등을 통한 연락이 미국에서 시발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뉴욕대 법대의 제니퍼 알런 교수는 말했다.

”이는 과거 오랫동안 (FIFA 내부에서) 이뤄진 뇌물 수수 행위 대부분은 미국 사법권 밖이라는 뜻”이라고 알런 교수는 설명했다.

또 이번 FIFA 건은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관련자 체포에 공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국 검찰이 기소 방침을 세우더라도 실제 체포 여부는 그가 거주하는 상대국 정부의 결정 사항이다.

이런 제약 때문에 미국 검찰은 관련자를 미국으로 유인해 미국 땅을 밟는 순간 체포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스위스 당국이 체포한 관련자들을 미국이 인도받기 위해선 미국과 스위스 간 맺은 범죄인인도조약상의 ‘쌍방 가벌성’이 충족돼야 한다.

미국과 스위스 양국에서 모두 범죄로 인정되는 행위를 저지른 혐의가 있어야 하는데 “일부 금융 범죄의 경우 스위스 국내법상 인도 대상이 아닌 게 있다”고 틸리먼 강사는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스위스 정부의 공조하에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관련자 신병의 미국 인도에 대한 실제 장애물은 범죄 혐의자들이 스위스 국내에서 벌일 소송전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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