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드 한반도 배치 불 지피기’영구주둔’ 언급까지

미국 사드 한반도 배치 불 지피기’영구주둔’ 언급까지

입력 2015-05-20 07:55
수정 2015-05-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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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고 나선 모양새다.

특히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처음으로 ‘한반도 영구 주둔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존 케리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공개로 언급한 뒤 하루 만에, 미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관련 발언을 쏟아내 사드 논의가 물밑에서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담당 차관보는 19일 미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토론회에서 “사드는 러시아나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줄 수도 없다”면서 “사드가 한국에서 가동된다면 전적으로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처할 방어용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즈 차관보는 그러면서 “비록 우리가 한반도에 사드 포대의 영구 주둔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정부 핵심 관계자가 사드 포대의 한반도 ‘영구 주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임스 윈펠드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미사일방어와 미국 국가안보’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와 이 문제에 관해 아직 공식으로 어떤 종류의 대화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여건이 성숙되면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발언은 케리 장관이 전날 용산 주한미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위협을 거론하던 도중 밝힌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말하는 이유”라는 언급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미 정부 관리들의 사드 공개 언급은 최근 극도로 신중을 기해온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10일 서울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을 한 직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 누구와도 아직 사드 배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드 논란에 선을 그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현 시점에서의 사드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부 입장 정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입장 변화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이 같은 흐름을 놓고 일각에선 미 정부가 본격적으로 한국 정부를 우회 압박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그간 ‘치고 빠지는’ 듯한 모양새로 사드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해 온 미국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고민해 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위협에 맞서 사드를 핵심체계로 하는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한반도에 구축하려는 미국으로선 기존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더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까지 새롭게 부상한 상황이라 사드 문제의 조기 공론화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윈펠드 차장이 이날 북한의 SLBM 능력을 평가절하하면서도 “북한이 만약 결국에 그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이는 곧 한국과 일본은 물론 현지 주둔 미군들이 북한의 SLBM을 사전에 탐지하기 어려운 위험에 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중요성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언급한 것도 크게 보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우리 정부와 군 내에서도 그간 유지해온 ‘3 NO’(요청·협의·결정 없음) 입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듯한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여부와 관련해 ‘3 NO’ 입장에 모두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방어력 증강과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지를 군사 실무적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드 논란이 다시 공론화되면서 사드 한반도 배치 시의 비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가 록히드마틴과 계약한 7개 사드 포대 중 5번째 사드 포대가 올해 하반기에 미 육군에 인도되고 내년부터 6번째, 7번째 포대가 차례로 납품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은 앞으로 인수하는 사드 포대 중 2개 포대 정도를 한국을 비롯한 국외 주둔 미군기지에 배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확정되면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의 사드 운용에 상당 부분 투입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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