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은퇴후 손자녀 돌보며 살고싶다”…대망론 ‘선긋기’

반기문 “은퇴후 손자녀 돌보며 살고싶다”…대망론 ‘선긋기’

입력 2015-04-17 04:31
수정 2015-04-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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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거듭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은퇴 후의 ‘소박한 계획’까지 일부 공개하며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시도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전 자신에 대한 수사가 반 총장과의 관계 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면서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회자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의 회동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성 전 회장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입장을 이전에도 분명히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게 또 나와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의 ‘근거 없는’ 주장을 고리로 국내 정치권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사실도 아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반 총장 측은 앞서 반기문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11월에도 공식 ‘언론대응자료’를 배포해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부인은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는 게 절대 바람직하지 않고, 또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도 자꾸 그런 것처럼 비칠 경우 국제무대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테러 위협 등 주요 국제 이슈 해결에 앞장서야 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엔 사무총장직에 충실하겠다”며 국내 정치와 선 긋기를 해왔다.

반 총장은 이날 저녁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 행사의 만찬 연설에서도 국내 정치와 선을 분명히 긋고 노후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다.

질의응답 막바지에 반 총장은 최근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를 유엔의 첫 ‘지뢰제거 특사’로 임명하면서 자신을 ‘008’ 요원으로 불러달라고 농담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은퇴 후 ‘008 요원’으로 일하거나, 아내와 근사한 식당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손자녀들을 돌보며 살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반 총장은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는 과정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성 전 회장 관련 질문을 받았으나 가벼운 미소를 보이고 손을 흔들 뿐 구체적인 언급 없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처럼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반기문 대망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은 그의 임기 및 지지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기가 공교롭게도 차기 대선 꼭 1년 전인 2016년 말에 끝나는데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자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급속히 퍼졌다.

이런 상황에서 성 전 회장이 자살 직전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고자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반기문 대망론을 앞세워 여야 인사들을 두루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의 입을 통해 ‘반기문 야당 후보론’이 회자된 바 있는데 당시 이 같은 뜻을 타진한 주요 인사 중 한 사람이 성 전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외교관 출신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충청포럼을 기반으로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다는 소문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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