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왜 고대 유적을 파괴하나…”국제 관심 끌기용”

IS는 왜 고대 유적을 파괴하나…”국제 관심 끌기용”

입력 2015-03-06 23:51
수정 2015-03-0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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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이슬람 사상 전파와 함께 유물 밀매로 자금마련 분석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박물관의 유물과 고대 서적을 파괴한 지 일주일 만에 또 고대 아시리아 도시 유적을 파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IS는 유물 파괴 사실을 성명을 통해 자인하는가 하면 드릴이나 망치, 톱은 물론 중장비로 유물 파괴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해 고고학자와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경악한 상태다.

유네스코는 6일 성명을 내고 IS의 아시리아 유적 파괴는 “문화유적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전쟁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처럼 이라크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쉽게 예측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IS가 공개적으로 세계적 유산을 파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IS는 이슬람 율법 해석을 명분 삼아 유적을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IS는 작년부터 고대 아시리아 제국 유물을 다수 보유한 모술시 박물관이나 2천300년 역사의 고대 도시 하트라 등 주요 유적지의 문화재 담당 관리들에게 ‘우상을 보호한다’며 비판하거나 위협을 가했다.

나아가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다른 고대 유적이나 타 종교 시설은 물론 시아파 사원, 수니파 성지 등 이슬람 관련 시설도 훼손했다. 신정일치 국가를 표방하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는 IS는 신(알라) 이외의 대상을 숭배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주요 표면적인 이유다.

AP통신은 이러한 행위가 이슬람 율법의 폭력적 해석을 강화하기 위한 IS 캠페인의 일부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IS가 유적 파괴를 과시하듯 자행하는 그 이면에는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유적 파괴에 따른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면서 IS의 존재감과 극단적 이슬람 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IS가 자신의 의도에 맞게 고도의 선전전을 펼친 셈이다.

이로써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만의 독자적인 권력 장악과 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알카에다 등 다른 이슬람 무장조직과 차별화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계 언론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각지로부터 IS 대원 모집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집트 카이로아메리칸대학(AUC)에서 ‘테러리즘’ 수업을 담당하는 마르코 핀파리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IS는 그들의 극단적 사상과 이념을 선전하고자 잔혹하고 선정적 장면을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이슬람 성직자와 심지어 정통 이슬람 학자들도 무하마드 예언자 시대의 신상들은 이제는 문화유산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을 보이는 점도 IS가 이슬람 율법 해석을 근거로 내세우는 논리와 모순된다.

이집트의 대표적 이슬람기구 가운데 하나인 ‘다르 알이프타’도 최근 “이라크 모술박물관에 있는 고대 석상을 부수는 장면은 신앙의 가르침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IS 유적 파괴 행위를 비판한 바 있다.

게다가 IS는 일부 고대 유적지를 도굴해서 얻은 유물을 밀매해 자금 마련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터키 남부에서 IS 점령지역 주민과 접촉한 뒤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전문가 3명은 IS가 주민들에게 고대 유적지 도굴을 묵인하는 대가로 일정한 몫을 받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유프라테스강의 일부 유역에서는 IS 지도자들이 전문가에 버금가는 사람들을 도굴 현장에 투입하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IS의 대대적인 유물 약탈이 이라크, 시리아 문화유산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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