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맹주’ 사우디 국왕 타계 뒤 후계구도는

’중동맹주’ 사우디 국왕 타계 뒤 후계구도는

입력 2015-01-23 09:28
수정 2015-01-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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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실 안정 중시…살만 왕세제 왕위 승계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91) 국왕이 타계하면서 후계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사우디가 최대 원유 수출국일 뿐 아니라 이슬람의 종주국이라는 종교적 위치, 그리고 중동지역 패권 구도의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우디 권력 지형의 변동은 세계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정통성을 갖는 사우디 국왕의 후계순위는 왕세제가 단연 ‘0순위’다.

따라서 부총리겸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0) 왕세제가 왕위를 이어받게 된다.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인 그는 사우디 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수다이리 7형제’중 한 명으로, 2012년 동복형이자 당시 왕세제 겸 내무장관이었던 나예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가 사망하자 왕세제로 책봉됐다.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8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난 수다이리 7형제는 직전 국왕인 파흐드 국왕을 비롯, 국방·내무 장관 등을 배출한 혈통이다.

살만 왕세제는 내·외치에 능하고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급격한 변화보다는 선왕의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다음 순위 왕위 후계자는 지난해 3월 부왕세제로 임명된 무크린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70) 제2부총리다. 2005∼2012년 정보기관 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살만 왕세제가 국왕을 승계하면 무크린 부왕세제가 왕세제로 책봉된다.

그는 살만 왕세제의 이복동생이자 압둘 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막내아들이다.

일각에선 살만 왕세제의 동복동생인 아흐메드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73) 전 내무장관이 무크린 왕세제에 앞서 왕위를 이어받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수다이리 7형제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한 예측으로 볼 수 있다. 또 무크린 왕세제의 어머니가 비주류인 예멘 출신이라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사우디가 처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변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평시라면 합법적인 승계구도를 흔드는 인물이 출현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이슬람국가’(IS)의 위협과 이란의 세력 확장, 저유가 등 사우디가 처한 위기 상황 탓에 사우디 왕실 스스로 안정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왕실의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데다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세대가 이미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해 아들세대는 막내인 무크린 왕세제로 끝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사우디 왕실을 떠받치는 3대 축인 정규군과 경찰, 국가수비대가 이미 삼등분돼 세력 배분이 확정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규군은 국방장관인 살만 왕세제가 장악했고, 경찰력은 전 왕세제인 나예프의 장남이자 내무장관 무함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가 맡고 있다. 국가수비대는 압둘라 국왕의 아들 칼리드 빈압둘라 알사우드 사령관 차지가 됐다.

살만 왕세제는 왕위 계승의 세력 기반을 이미 구축했고 60대에 접어든 손자 세대까지 권력의 판도가 어느 정도 짜인 터라 왕위 도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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