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리안 “신흥국 통화 약세 속 달러로 더 자금 몰릴 것”
달러가 미국의 ‘홀로 성장’ 덕택에 주요 통화 바스켓 기준으로 4년여 사이 가치가 가장 높게 뛰는 등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와는 달리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당분간 초 완화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란 판단이 지배적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연준도 달러 강세가 너무 빨라 성장을 저해할 수 있음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주요 10개 교역국 통화 바스켓으로 산정되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25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에서 0.3% 상승해 1,063.09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201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엔저가 중소기업과 (일본)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자극받아 0.3% 상승했음에도 25일 장중 달러당 109.46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NYT는 엔·달러 환율이 지난 7월 1일 이후 약 8%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서도 지난달 말 이후 3.2% 상승했다.
씨티그룹의 G10 통화 전략 책임자 리처드 코치노스는 블룸버그에 “달러 수요가 견고하다”면서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를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만 ‘안정의 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도 미국의 성장 속도가 유럽과 일본은 물론 일부 신흥 대국도 앞지르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격차가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채권펀드인 핌코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NYT에 “통화시장이 갈수록 요동칠 것”이라면서 “터키 리라와 브라질 헤알, 그리고 중국 위안 등이 일제히 약세라서 자금이 달러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의 스티븐 젠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성장이 내년에는 중남미도 따돌릴 전망”이라면서 미국과 다른 지역의 성장 격차가 이처럼 벌어진 것이 실로 오랜만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배리 에첸그린 교수는 “투자자에게 달러가 갈수록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ED&F 맨 캐피털 마켓의 채권 거래 간부 마이클 프란지스도 블룸버그에 “지금 달러가 매우 매력적”이라면서 “미국의 성장 전망도 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관측도 달러 가치를 부추기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