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에볼라 고위급회의…유엔 첫 ‘보건유지군’ 파견

유엔 에볼라 고위급회의…유엔 첫 ‘보건유지군’ 파견

입력 2014-09-26 00:00
수정 2017-07-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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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지금 에볼라 막아야”…오바마 “충분히 대응 못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5개국을 강타한 에볼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 고위급회의가 25일(현지시간) 제69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소집한 이날 회의는 사망자가 3천명에 육박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자원 동원과 공조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반 총장은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이 ‘보건유지군’을 창설한 이유를 설명하고 국제사회가 에볼라 통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에볼라 피해국들이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해왔으나 지원이 부족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유엔 산하 기금과 프로그램이 동원되는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금 세계는 에볼라를 막을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그동안 에볼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하면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충분히 신속하게 움직이지도, (대응)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하는 것과,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하는 것 사이에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훌륭한 의도를 지니고 있어도 에볼라 저지에 필요한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에볼라는 우리가 투입하는 모든 것을 뛰어넘으며 지금도 확산 중”이라며 상당 기간 상황이 나빠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에볼라 확산 저지, 감염자 치료, 구호 서비스 강화, 다른 나라로의 감염 예방을 위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모색됐다.

이와 관련, 유엔은 지난주 반 총장의 구상에 따라 창설된 일명 ‘보건유지군’을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지역에 파견해 에볼라 확산 저지에 나섰다.

유엔의 평화유지군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보건유지군은 200만 개에 달하는 개인용 응급구호 장비, 470 대의 구급관련 장비 차량, 5대의 헬리콥터 등으로 구성됐다.

세계은행은 서아프리카 감염국 지원에 1억7천만 달러(1천774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피해가 심각한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3개국에 자금이 주로 지원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총재는 회의에서 “지금 과제는 도시와 마찬가지로 오지에서도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강력한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에볼라로 지금까지 6천263명이 감염되고, 2천917명이 사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알파 콩데 기니 대통령이 참석했다.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발언했다.

’에볼라 사태’와 관련,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라이베리아 현지 르포 기사에서 “20여년간 국제의료 활동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의료지원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들이 오기를 꺼리는 것을 처음 봤다”는 세계보건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에볼라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자와 장비 지원에 앞서 관련 인력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필요한 인력들의 ‘현장기피’가 심각한 문제라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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