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찌른’ 푸틴…크림 합병 조약 전격 체결 승부수

‘허찌른’ 푸틴…크림 합병 조약 전격 체결 승부수

입력 2014-03-19 00:00
수정 2014-03-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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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비판에 ‘선제공격’ 대응 의도…의회 비준 등 법적 절차는 남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 공화국과 합병 조약을 체결하며 또다시 서방의 허를 찌르는 강공을 취했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 카드를 친(親)서방 우크라이나 정부 및 서방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되 실제 합병까지 가진 않을 것이란 대다수 관측을 무색게 하며 전격적으로 합병 조약을 체결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애초 전문가들 사이에선 크림 공화국의 합병 요청을 받은 러시아 하원과 상원이 사전 논의에서 합병안을 승인하더라도 푸틴 대통령이 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물론 서방 국가들의 한결같은 반발과 강력한 제재 경고를 무릅쓰고 크림 병합을 추진하는 것이 푸틴에게도 지나치게 부담스런 행보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푸틴이 합병안에 대한 의회의 사전 논의 절차 기간을 우크라 및 서방 진영과의 협상을 위한 카드로 사용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푸틴은 이 같은 예상을 한순간에 깨트렸다. 의회 사전 논의 절차 뒤 합병 조약을 체결하는 통상적 절차를 무시하고 크림 자치공화국이 편입 요청을 해온 바로 다음날 곧바로 조약부터 체결했다.

이날 체결된 합병 조약에 따르면 편입 신청국은 조약 서명 순간부터 연방의 새로운 구성원이 된다.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크림은 사실상 18일부터 러시아 연방의 일원이 된 셈이다.

하지만 법률적으론 거쳐야 할 과정이 더 남아있다. 특정 국가나 지역의 러시아 연방 수용 절차를 규정한 법률에 따르면 편입 희망국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대통령은 이를 의회와 내각에 통보하고 사전 협의를 하게돼 있다. 협의 과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대통령이 편입 신청국과 조약을 체결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다.

대통령은 조약 체결 후 이를 헌법재판소에 넘겨 위헌 여부 판결을 받고 합헌 판결이 나오면 의회 비준 절차에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 조약 비준안과 함께 새 연방 구성원 수용에 관한 연방법률안도 동시에 의회 비준에 넘겨진다.

하원과 상원이 심의 과정을 통해 조약 비준안과 새 연방 구성원 수용 법률안 모두를 비준하면 편입과 관련한 법률 절차가 완료된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크림 공화국 및 세바스포폴시 지도부가 합병 조약을 전격 체결함에 따라 이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사와 의회 비준 절차가 개시될 예정이다.

지금 상황에서 비준안이 위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없으며 그동안 크림 합병을 적극 지지해온 의회의 비준 절차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은 19일 크림과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편입에 관한 문서들을 심의하겠다고 밝혔으며, 상원은 21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속도라면 다음 주 안에 크림의 러시아 합병을 위한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합병 절차를 서두르는 이유는 어차피 거셀 서방의 비판 공세에 선제공격으로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최대한 높여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협상 과정에서 푸틴이 크림 병합을 포기할 마지막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동시에 크림은 확보하고 다른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선에서 우크라이나 및 서방과 타협을 이루려는 계산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對)의회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분리를 원치않는다며 크림 이외의 지역에 대한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지금으로선 푸틴 대통령이 크림 합병 쪽으로 방향을 정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하지만 푸틴의 허를 찌르는 외교 전술은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측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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