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효과’…교황 검소 복장, 추기경에 영향

’프란치스코 효과’…교황 검소 복장, 추기경에 영향

입력 2014-02-21 00:00
수정 2014-02-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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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금, 화려한 벨벳, 모피는 피해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하고 겸손한 복장이 오는 22일 서임식에서 임명될 19명의 새로운 추기경들의 복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AP통신이 전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3월 19일 바티칸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전임 교황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전임 교황들이 선호하던 반짝이는 빨간색 구두나 십자가 금목걸이, 레이스 장식이 달린 수단(카속·cassock)을 거부하고 검은색 구두와 철제 십자가 목걸이, 레이스 장식 없는 흰색 수단을 선택했다.

지난해 미국의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는 이런 프란치스코 교황을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는 22일 서임식에 참석하는 새 추기경들의 복장은 어떤 모습일까.

추기경들은 전통적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붉은색 의상을 입는다. 붉은 비단 모자를 쓰고 붉은색 수단 위에 하얀 레이스 장식의 성의를 입으며 붉은색 양말을 신는다.

과거 새로 임명된 추기경들 중 일부는 비싼 돈을 치르고서라도 좋은 원단의 화려한 옷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1년 자신의 추기경 서임 때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의복을 대신 입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들의 복장도 이런 교황의 취향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초 새로 임명된 추기경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기경 임명을 기쁨으로 누리되, 세속적인 방식을 피하고 금욕적이면서 간소하고 청빈하게 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AP에 따르면 새로 임명된 추기경 일부의 옷을 작업 중인 바티칸시티의 성직자 의복 판매업자 라니에로 맨시넬리는 “추기경과 신부들이 옷에 돈을 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맨시넬리는 수단에 쓰이는 원단이 과거 실크와 캐시미어였다면 이제는 폴리에스터 같은 합성섬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합성섬유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추기경 의복에 부착되는 33개(예수가 살다간 해를 상징)의 붉은색 단추의 경우 과거에는 손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기계로 만든 것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맨시넬리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추기경 복장은 수백 유로에 불과하다며 “이것이 프란치스코 효과”라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추기경 185명과 이틀간 진행할 비공개 토론의 인사말에서 이혼, 재혼, 피임, 혼전 성관계, 동성 관계 등 현대 가족의 삶을 다루는 데 있어서 “현명하고 담대하게, 충만한 사랑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그 가족을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알리기 위해 부름받았다”며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현명하고 담대하게, 충만한 사랑으로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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