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서울발 기사에서 “국내정치는 ‘실망’, 대외정책은 지지↑” 소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를 소개하는 기사를 싣고 ‘국내 정책보다 대외 정책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FT의 사이먼 먼디 서울 주재 특파원은 한국을 다룬 6일자 특집 섹션(special report)에 ‘(박) 대통령이 나라 안보다 밖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먼디 특파원은 “후한 공약들이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됐다”는 부제목이 붙은 이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대북관계·방미 성과 등을 다양하게 짚었다.
먼디 특파원은 먼저 박 대통령의 여러 사회복지지출 공약들이 “선거 승리에 기여했지만, 임기 8개월 동안 박근혜 정부가 이를 이행하는 데 무능함(inability)을 보이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손상될 위험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 9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됐을 때 기초연금 공약이 후퇴한 것이 언론의 가장 열띤 관심을 끌었다”고 언급하고 “중증질환 치료비와 대학 등록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먼디 특파원은 “박 대통령은 세수 부진 및 예상보다 더딘 경제성장세를 감안하면 이런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며 “이 문제들을 경감하려는 그의 노력은 지난 8월 정부가 허둥지둥 증세안을 철회하면서 난처하게 끝났다”고 묘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내 정치는 완전한 실망이었지만 이런 점이 그렇게 많이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는 아산정책연구원 김지윤 연구원의 말을 인용했다.
먼디 특파원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몇 주 동안 각료 내정자들의 잇따른 사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사실을 거론하고서 “인기 반등은 북한의 ‘있을법 하지 않은 도움’과 함께 찾아왔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3월과 4월 북한의 전쟁 언급에 대한 박 대통령의 침착한(unflustered) 대응은 그의 지도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여론조사 결과들은 더욱 폭넓은 박 대통령의 외교정책 성과에 대해 강한 지지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지난 5월 방미 때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연설한 것이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동맹관계를 강화한 것으로 여겨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 대통령 사이에는 강한 인간적 관계가 있고, 미국 정부는 박 대통령을 매우 존중(respect) 한다”는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대일관계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를 향한 한국 정부의 단호한 태도에 관해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기 시작했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확고했다”며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대부분 외교정책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한 그의 태도는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지윤 연구원은 “(지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다”며 국내 정치에서 문제가 지속된다면 대중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먼디 특파원은 덧붙였다.
먼디 특파원은 “박 대통령은 자신의 후한 선거 공약을 풀고(unwind), 자신을 아버지의 독재적(authoritarian) 특성과 연관짓는 정치적 반대 세력에 맞서야 한다는 엄중한 도전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