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 도청파문 확산…미국 외교정책 ‘적신호’

NSA 도청파문 확산…미국 외교정책 ‘적신호’

입력 2013-10-27 00:00
수정 2013-10-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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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도청’ 부작용 현실화…”미국, 선택의 순간 왔다” 분석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세계 주요 정상들을 상대로 도청작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미국의 외교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도청과 관련해 마땅한 해명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도청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각국 정상과 정부는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NSA의 도청 부작용은 이미 현실화됐다고도 볼 수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NSA가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네트워크를 감시한 사실이 드러난 뒤 이달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미국에 대한 브라질의 외교 보복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NSA의 도청 표적에 올랐던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 정보기관이 다시는 해외 정상들을 상대로 도청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이른바 ‘신뢰구축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의회 의원들은 역내 국가 정부가 테러 관련 금융 계좌에 관한 정보를 미국에 넘겨주지 말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테러를 빌미로 상시적 감시활동을 벌여 온 미국 정보기관의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이다.

전·현직 대통령이 NSA의 도청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에서는 미국 정부가 그간 도청을 통해 얻은 내용을 모조리 공개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98∼2000년 외교장관을 지낸 로사리오 그린은 “우리는 사과말고도 (도청) 증거를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나는 그들이 엿들었던 내 대화와 기록을 요구할 것이다. 그들이 A부터 Z까지 넘겨야 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전했다.

그린 전 외교장관은 이번 도청사태를 유엔으로 넘겨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 테러리스트냐. 시리아를 공격하자고 손을 든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가 테러리스트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청 파문이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엘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영TV인 SRF를 통해 이 같이 주장하며 “친구를 상대로 감시하고 스파이짓을 할 수는 없다. 국가 간에 신뢰를 손상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미국)이 아무리 힘세고 크다 해도 당신보다 작은 사람들 위에 앉아 도청까지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청 사태를 맞아 외교적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우방 정부를 감시하고 도청하는 ‘오래된 게임’을 그만둘지, 아니면 이란 핵문제와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했던 우방국들과 관계 악화까지 감수하면서 엿듣는 일을 계속할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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