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시한폭탄’ 오염수 관리 비상

후쿠시마 원전 ‘시한폭탄’ 오염수 관리 비상

입력 2013-08-21 00:00
수정 2013-08-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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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저수조·지상탱크 양쪽 다 누수…원인도 파악 못 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지상 물탱크에서도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는 건물 내부와 지상 옥외 탱크를 합해 약 43만t에 달한다.

지상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지난 13일 기준 약 33만t으로, 이 중 300t 가량이 누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염수의 지하 누출을 막고 수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기가 짧은 플랜지형 탱크를 지어 대처에 나섰지만 누수가 일어나고 말았다.

결국 지하·지상 어느 쪽도 안심하고 오염수를 보관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린 것이다.

도쿄 전력은 누수가 발생한 탱크는 확인했지만 누출 부위와 원인 파악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음 부위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수준이다.

이 탱크는 강철을 조립해 제작하고 접합 부위의 누수를 막으려고 고무패킹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패킹은 수명이 5년가량이고 문제의 탱크는 2011년 10월부터 사용했다.

이 때문에 노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고 제작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오염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일종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도쿄 전력에 따르면 매일 약 400t의 오염수가 새로 생긴다.

다른 탱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염수 저장탱크 1천60기 중에 누수가 생긴 것과 같은 종류는 약 350개가 있다.

도쿄전력은 이들 탱크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오노 마사유키(尾野昌之) 도쿄전력 원자력입지본부 본부장대리는 “적은 양이 장기간에 걸쳐 샜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쿄 전력이 오염수 관리를 하면서 장기간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탱크 관리 방식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전력은 작업자로 하여금 하루에 두 차례 탱크 주변을 순찰하면서 육안으로 누수를 확인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 물이 샌 탱크는 비교적 안쪽에 있었다.

오염수 처리는 원전 폐로(廢爐)에 앞서 거쳐야 할 필수 과정인데 남은 공간은 계속 줄어들고 그나마 보관된 것도 안전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자키 데츠(野崎哲)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탱크의 유지관리도 도쿄전력에 맡기지 말고 국가가 주체적으로 나서는 게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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