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능인으로 우뚝 선 한국 청년들

세계 최고의 기능인으로 우뚝 선 한국 청년들

입력 2013-07-08 00:00
수정 2013-07-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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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고 두각…격투기 선수 출신 제과 첫 ‘금’

“제가 좋아서 열심히 한 것뿐입니다. 세계 최고의 마이스터가 되겠다는 꿈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입니다.”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끝난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는 야간에 훈련을 했다. 미리 시차에 적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훈련 과정이 고생스러웠을 법도 한데 하나같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만 19세 동갑인 이규철(삼성전자)ㆍ조용구(삼성테크윈)ㆍ권성철(삼성전자) 선수는 마이스터고가 2010년 처음으로 만들어졌을 때 입학해 올해 졸업한 뒤 모두 삼성 그룹 소속으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각각 대구경북기계공고와 충북반도체고, 금오공고에서 정보기술, 웹디자인, 컴퓨터정보통신을 전공한 이들은 중압감이 컸다. 국제기능올림픽에 마이스터고 출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교에서 열심히 하면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후배들에게 확인해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보기술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이규철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매달렸다. 중학교 때 학업 성적이 상위권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컴퓨터를 전공하고 싶어서 마이스터고를 택했다면서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웹디자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조용구 선수는 한국의 프로그래밍 수준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권성철 선수는 비록 우수상에 머물렀지만 진정한 마이스터가 되기 위한 경주를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텃밭인 제과 직종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강동석 선수(20. 한국호텔직업전문학교 3)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강 선수는 선수단에서 가장 배짱이 두둑해 ‘강심장’으로 통한다.

그는 “제과 분야 경기는 4일간 22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끝까지 멘털(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경쟁국가 심사위원들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더 웃어 보이면서 여유를 보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승민ㆍ서동찬 선수(20. 삼성전자)는 2인 1조의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에서 한 번의 실패를 딛고 결국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원 용성고 출신인 이들은 2년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같은 학교 출신인 공정표ㆍ배병연 팀에 밀려 런던 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친구들이 대회 MVP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김 선수는 “승리자와 실패자의 차이는 실패를 극복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꿈에 대한 의지를 일깨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기능올림픽은 만 22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한 번 출전한 선수는 다시 대회에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생의 최초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셈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뒷바라지 해주신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됐다는 것이 가장 기뻐요. 절대 실수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결국 해냈습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이규철 선수는 금메달을 바라보며 감격에 젖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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