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송환요구보다는 해명부터 해야”…송환에 부정적 입장 피력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에드워드 스노든이 잇따라 폭로한 미국의 광범위한 정보수집 행위에 대해 미국이야말로 정보통신(IT) 스파이 행위에서 ‘가장 큰 악당’(biggest villain)이라고 비난했다.신화통신은 이날 홍콩언론이 미 정부가 중국의 이동통신 기업들과 칭화대 등을 해킹했다고 보도한 후 ‘워싱턴은 논란이 되는 스파이행위에 대해 전 세계에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영문 논평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밤 이동통신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해킹과 전화 메시지 수집 사실을 스노든이 추가 폭로했다며, 스노든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평은 또 지난 수개월간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을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터넷 스파이 국가 중 하나로 만들려고 애써왔다며 심지어 시진핑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서까지 이 문제가 이슈화됐다고 비난했다.
논평은 이어 미국이 그동안 자국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 학술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는 스노든의 폭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는 결국 “사이버공격 피해자라고 주장해온 미국이야말로 우리 시대에서 가장 큰 악당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미국의 홍콩당국에 대한 스노든 송환요청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논평은 미국이 스노든을 송환하려 하고 있다고 거론한 뒤 “미국은 (스노든에 의해 제기된) 각종 의혹을 우선 해명해야 한다”(come clean about its record first)며 “중국과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 스파이 활동에 대해 설명해야 할 많은 책임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밀리에 운영해온 해킹프로그램의 범위와 목적도 세계에 밝히라고 촉구했다.
신화통신이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매체라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은 결국 스노든의 미국 송환에 반대하는 중국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은 독립적 사법체계를 갖고 있지만, 홍콩 주권을 보유한 중국 정부는 ‘국방 및 외교, 필수적인 공익이나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범죄인 인도를 최종적으로 거부할 권한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에도 스노든 사안과 관련,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및 각국 민중의 관심을 존중하고 반드시 필요한 해명을 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한편, 신화통신은 이런 내용의 논평을 중문기사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