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에 해명 촉구…빌 클린턴 “악용 가능성 경계해야”
미국에 이어 영국도 외국 민간인의 개인정보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독일이 극도의 불쾌감을 표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법무장관인 자비네 로이토이서-슈나렌베르거는 영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의 국제 전화와 인터넷에 대한 대규모 사찰이 사실일 경우 이는 “재앙”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장관은 21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영국의 불법수집 행위 주장은 “마치 ‘할리우드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라면서 “유럽 각국은 영국에 즉각 해명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은 영국 당국도 전 세계 민간인을 대상으로 전화, 이메일, 인터넷 사용 기록을 몰래 수집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스노든이 공개한 기밀문건에 따르면 GCHQ는 템포라(Tempora·라틴어 ‘시간’의 복수형)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인의 일상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독일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의 토머스 오페르만 원내총무도 이에 대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온 ‘감시 사회’가 영국에서 현실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오웰이 1949년에 발표한 ‘1984’는 사회를 통제하는 거대 권력 ‘빅 브러더’가 지배하는 사회를 묘사한 소설이다.
오페르만은 독일 정부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내고 독일인에 대한 감시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은 테러 방지를 위한 NSA의 감시활동은 정당하지만 다만 악용되는 것에 대해선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1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스코티시 비즈니스 어워즈’ 만찬에 참석해 “나의 재임 당시에도 감시 활동은 이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감시활동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성사된 것보다 저지된 사례가 더 많았다”면서 해외 테러리스트를 감시하기 위한 감청 행위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간인에 대한 감시활동이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NSA같은 기관이 감시를 하거나 도청을 할 때는 투명성과 책임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