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 1년 어산지 “내년엔 고국에 돌아갔으면”

은신 1년 어산지 “내년엔 고국에 돌아갔으면”

입력 2013-06-17 00:00
수정 2013-06-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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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은신한 지 1년이 된다.

어산지는 2010년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스웨덴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온 어산지는 만일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작년 6월 19일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갔다.

당시 그는 “사태가 6∼12개월 내에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낙관했지만, 신병 처리 문제를 두고 영국과 에콰도르 간 갈등이 지속하면서 대사관이라는 ‘감옥’에 장기간 갇힌 처지가 됐다.

은신 1년을 앞둔 지난 16일(현지시간) 어산지는 대사관을 찾은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을 맞으면서 100여 명의 지지자에게 잠시 모습을 드러내 인사했다.

그를 만나고 나온 파티노 장관은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의 3국 송환을 막아내 그의 권리를 꼭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산지도 “장관과 만남이 유익했다”면서 “에콰도르 정부와 국민이 지난 1년간 보여준 지지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어산지는 대사관 안에 갇혀 창문을 통해서만 겨우 햇볕을 쬐는 힘든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까닭에 태양등을 사용해 왔으며 러닝머신으로 체력을 유지했다.

그는 “우주 정류장에 사는 것 같지만 내 마음은 갇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어산지가 에콰도르 장관을 만나는 순간에도 대사관 밖에는 그를 감시하는 영국 경찰들이 버티고 있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어산지를 감시하는 데 영국 경찰은 지난 1년간 380만 파운드(약 67억원)를 썼다.

경찰들이 다른 업무에서 빠져 하루 24시간 내내 그를 감시하는데 310만 파운드, 초과 근무 수당에 70만 파운드가 각각 들었다.

그러나 갇힌 생활 중에도 어산지는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외부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어산지는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국내외 감청망 실체를 폭로한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과 미국의 외교문서를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어산지는 스노든과 매닝을 “신념 있고, 용기를 보여준 열정적인 젊은이”라고 평가하고서 “역사가 이들을 곤경에서 구해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푸에르토리코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의 앨범에 들어갈 노래 가사도 쓰기로 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제 그와 비슷한 처지인 스노든과 매닝도 응원하고 있다.

에콰도르 대사관 밖에 모인 지지자들은 매닝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스노든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외쳤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내년 이때 그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자신의 고국인 호주나 에콰도르에 있거나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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