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히로시마서 일본인들 양심에 호소
위안부 제도를 정당화하는 것도 모자라 위안부를 ‘매춘부’에 비유하는 등 일부 몰지각한 일본 정치인들의 망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의 양심을 울렸다.김복동(87), 길원옥(84) 할머니는 18일 오키나와(沖繩)현과 히로시마(廣島)현에서 각각 집회에 참석, 일본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망언에 일침을 가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김 할머니는 강연을 통해 14살때 위안부가 되어 중국, 인도네시아 전선에서 겪은 고통의 나날을 소개한 뒤 망언을 일삼는 이들에게 “자기 딸이라면 (위안부로) 보낼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런 뒤 김 할머니는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의 발언을 “망언”이라고 비판하고,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가 없다는 일본 위정자들의 주장에 대해 “피눈물나는 경험을 한 당사자가 있는데 왜 증거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하냐”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다른 강연행사에서 13살때 ‘공장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는 속임에 넘어가 위안부로 끌려간 뒤 중국 하얼빈 등의 위안소를 전전한 경험을 토로했다.
길 할머니는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는데,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걸 듣고 있자니 견디기 어렵다”고 밝혔다.
17일 일본을 찾은 두 할머니는 오카야마(岡山), 나라(奈良), 오사카(大阪) 등에서 강연과 기자회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4일에는 위안부 관련 망언의 주인공인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과 면담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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