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각료들이 “일본군 위안부는 필요한 제도였다”, “주일미군이 풍속업(매춘)을 좀 더 활용해주면 좋겠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14일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모무라 장관은 “세계가 일본 유력 정치가의 발언을 상당히 오해하는 가운데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은) 타이밍이 매우 좋지 않다”고 난색을 보였다.

그는 또 하시모토 대표의 ‘주일미군 풍속업 이용’ 발언에 대해 “저잣거리 아저씨가 아니지 않느냐. 좀 더 (자신의 위치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행정개혁상은 이날 회견에서 “위안부 제도는 여성의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주일미군 풍속업 이용 발언에 대해서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시모무라와 이나다는 역사 왜곡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 이들이다.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은 아베 1차 내각의 관방부(副)장관으로 있던 2007년 3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종군간호부나 종군기자는 있었지만, 종군위안부는 없었다”고 발언했다.

또 이나다 행정개혁상은 2005년 한 방송에서 “도쿄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도조(도조 히데키)씨가 ‘국민에 대해 패전 책임은 지겠지만, 국제법상 잘못한 것은 없다’고 말했는데 정말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런 인사들조차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은 역사 인식 논란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피하려는 아베 정권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