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 대피...급박했던 쓰촨성 지진 현장

속옷 차림 대피...급박했던 쓰촨성 지진 현장

입력 2013-04-20 00:00
수정 2013-04-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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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y 캡처
뉴스y 캡처
20일 오전 8시2분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엄습한 중국 쓰촨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

토요일을 맞아 늦잠을 즐기거나 아침 식사를 하던 주민들은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에 본능적으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저마다 뇌리속에는 5년 전 8만6천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낳은 쓰촨 대지진의 악몽이 떠올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인터넷에 올라온 지진 현장 사진을 보면 진원지인 루산현에서는 많은 낡은 주택이 완전히 붕괴해 마치 전쟁터 같은 분위기다.

건물 유리창이 대거 깨졌고 천장에 달린 무거운 샹들리에가 거실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곳곳에서 벽과 담이 무너져내린 가운데 산사태가 나 집채만한 바위들이 도로로 굴러떨어지면서 차량을 덮쳤다.

루산현의 한 주민은 중국신문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2008년 대지진 때보다 흔들림이 더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이 몰린 루산현 인민병원은 여진 우려 탓에 병원 앞 공터에 임시로 천막을 세우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간이 침대마저 부족해 들것에 실려 땅바닥에 누운 환자들의 모습이 재난 현장의 처참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청두(成都)시를 비롯한 쓰촨성 각지는 물론 충칭직할시, 산시(陝西)성, 구이저우성 등 인접 지역에도 강력한 진동이 몰아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잠자리에 있다가 미처 옷을 챙겨 입을 여유도 없이 속옷이나 잠옷 차림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알몸을 한 젊은 남녀 한 쌍은 겨우 이불 하나를 챙겨 나와 함께 두른 모습도 목격됐다.

쓰촨성 일대에는 첫 지진 이후에도 리히터 규모 4∼5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이 집 안에 들어갈 엄두를 못낸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오후 1시(현지시간) 현재 57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수색·구조 작업이 이제 시작돼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와 부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리히터 규모 8.0을 기록한 2008년 쓰촨 대지진 때는 8만6천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37만여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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