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北, 한·미 상대로 한 전면전 어려울 것”

전문가들 “北, 한·미 상대로 한 전면전 어려울 것”

입력 2013-03-27 00:00
수정 2013-03-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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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한국 등에 대한 타격 운운하며 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데 대해 군사 전문가들과 연구소, 언론들은 다양한 평가를 했다.

편차는 있었지만 대체로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한다 해도 어떤 경우든 전면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쪽이다.

북한이 재래식 공격이든 핵 공격이든 극단적 도발을 감행하면 그것으로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론 북한이 최근 핵개발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노후한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첨단 군사력에 상대가 안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한·미 양국 군이 대규모로 투입된 ‘독수리 훈련’이 내달 말 끝난 뒤 혹시 남북 국경에서의 국지적 충돌이나 여타 소규모 도발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있다고 미 성조지가 27일 보도했다.

영국 노팅햄 트렌트대학의 북한전문가 버지니 그르젤치크 박사는 이날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이 4월 말까지 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을 의식해 북한도 힘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면서 “한·미 양국의 잠재적 공격에 직면해 북한도 강력하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미국과 북한은 일단 군사적인 힘을 쓰게 되면 잠재적인 핵 공격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능력을 갖추고 있고, 북한도 폭탄을 갖고 있어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특히 북한의 지난해 12월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북한이 미국 주변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은 입증했지만, 핵탄두를 장착한 탄두미사일을 제대로 가동하려면 최소한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 방송은 그러나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주한미군 2만 8천 명과 주일미군 4만 명, 괌에 대규모 군사기지가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RUS 연구소의 안드레아 버거 연구원은 북한의 잇단 위협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존 델루리 교수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잇단 위협은 공갈로 보인다”면서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수준을 참작할 때 북한의 선제 핵 공격은 자살행위가 될 것이고, 실행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북한 지도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델루리 교수는 다만 “한·미 양국은 그간 북한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북한의 능력을 오판,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잇단 위협은 유엔의 제재보다는 한·미 양국 군의 기동훈련을 의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미사일의 미 본토 도달 가능성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이날 “샌디 위네펠드 합참 부의장은 지난해 4월 김일성 100회 생일을 기념한 군사 퍼레이드 때 처음 공개한 북한의 KN-08 이동식 미사일이 미 영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애초 일부 서방 전문가들이 모형이란 주장을 내놨던 KN-08 미사일은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3천~4천㎞)보다 약간 크기 때문에 사거리가 5천㎞ 이상이고 핵탄두 탑재도 가능한 ICBM급 신형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미 북부사령부(USNC) 및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 사령관인 찰스 자코비 육군 대장은 지난 20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놀랄만한 일이라고 규정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앤서니 코즈먼은 북한의 핵위협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 10년간 핵확산과 미사일 개발 등에 관한 우려가 컸지만 우릴 놀라게 한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CIA(중앙정보국) 정보담당관이었고 국무부 정보국장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칼린은 “그간 미국은 아시아 문제보다 중동 문제에 너무 치우쳐 왔다”면서 “아시아에 비중을 좀 더 두는 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 해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FP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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