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강간범 옹호 보도’ 파문 확산

CNN ‘강간범 옹호 보도’ 파문 확산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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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여고생 강간사건 보도로 촉발된 CNN의 공정성 시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강간범들의 처지를 동정하는 듯한 CNN의 보도 태도에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페이스북에 ‘보이콧 CNN’이란 그룹이 생겨나는 등 CNN 시청 거부 운동이 일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그(change.org)’에는 “당신들의 구역질 나는 논평에 대해 사과하라’는 창이 개설됐으며 하루도 안 돼 서명인 수가 17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 청원을 제안한 가브리엘 가르시아는 “CNN은 인생이 파괴된 피해 여성이 아니라 강간범들을 동정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줬다”며 “성폭력 문화를 바꾸려면 거대 보도채널인 CNN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CNN에 다음 주까지 1시간 간격으로 “언론 윤리에 먹칠을 한 치욕스러운 보도”와 관련해 진행자가 사과 언급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문제의 보도 당시 진행자였던 캔디 크롤리, 현장기자 파피 할로우, 법률 담당 해설위원 폴 캘런 변호사는 몇 번이고 사과하라고 촉구하면서 신임 사장인 제프 저커를 비롯한 경영진과 편집 책임자도 그 예외가 아니라고 압박을 가했다.

뉴욕 주재 여기자인 할로우는 지난 17일 두 강간 피고인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인생이 산산조각이 난 두 젊은이의 모습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힘들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앵커인 크롤리도 “이제 16살밖에 안 된 덩치만 큰 학생들이 울고 있는데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연민을 드러냈고, 캘런 해설위원은 “소년원을 나와도 성범죄자로 등록된다”며 가해자들을 동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보이콧 CNN’도 ‘체인지닷오그’와 비슷한 요구조건을 내걸었지만 분위기는 그들보다 더 강경하다.

이 그룹에는 특히 ‘케이블 뉴스네트워크(Cable News Network)’의 약자인 CNN을 평소 ‘클린턴(Clinton) 뉴스네트워크’나 ‘공산주의자(Communist) 뉴스네트워크’로 부를 정도로 CNN에 반감이 있는 보수 강경파의 댓글이 더러 눈에 띈다.

사태가 확산하고 있지만 CNN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불공정 보도 논란과 관련해 CNN이 입장 표명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CNN은 18일 밤 앤더슨 쿠퍼가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에 할로우 기자를 출연시켜 “우리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는 피해 여고생 어머니의 성명을 전하는 등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NN의 간판 기자들의 경솔한 보도가 불러온 이번 사태는 미국 보도채널 ‘넘버 3’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CNN의 재기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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