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네수엘라, 외교관 2명 맞추방…차베스 사후에도 양국관계 ‘암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에 따른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차베스 사망에도 양국 관계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4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 등록을 했다.
집권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PSUV) 후보로 나선 마두로는 “차베스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며 차베스의 깃발과 그의 이상을 가지고 승리의 진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지자들을 향해 “베네수엘라 국민끼리 폭력적으로 대결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후보 등록을 한 선관위 건물 밖에는 지지자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전날 야권 통합체인 민주통합원탁회의(MUD) 후보 지명을 수락했던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주 주지사도 이날 오후 후보 등록을 위해 선관위를 찾았다. 이로써 베네수엘라 대선은 여야 간 양자 대결 구도로 벌어질 전망이다. 차베스 추모 분위기 속에 지지자들이 결집해 마두로가 카프릴레스에 비해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미국 정부의 상대국 외교관 맞추방 조치가 벌어져 반미 지도자였던 차베스 사망 후에도 양국 관계에 암울한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미 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AP통신에 베네수엘라 외교관 2명이 추방 조치를 당해 전날 미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 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라 베네수엘라 주재 미 외교관 2명이 지난 5일 간첩 행위 혐의로 추방당한 것에 대한 상응 조치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들이 차베스가 와병 중인 틈을 타 베네수엘라 군 관계자와 허가 없이 접촉해 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정정 불안을 조장하는 등 간첩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당시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와해하려는 음모에 가담하고 차베스 대통령을 병들게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부인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3-13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