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자금으로 개도국 기상 기술 현대화 지원
기상청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 기상 정책을 수출함으로써 기상 영토를 확장하는 일에 나선다.조석준 기상청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WB) 본부에서 세계은행 재해저감복구 국제본부(GFDRR) 프랜시스 게스키에르 본부장과 개도국 기후 변화 대응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세계 7위 수준인 한국의 기상·기후 기술 및 예보·관측 능력과 베트남·필리핀 등에 대한 기상 업무 현대화 구축 경험을 모범 사례로 인정한 세계은행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세계은행이 지정하거나 우리나라가 추천한 국가에 우리 기상 관련 컴퓨터 등의 장비(하드웨어)와 프로그램(소프트웨어), 그리고 정책·경험·지식 등을 전파·전수하게 된다.
기상청은 세계은행과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원 대상 국가와 지역을 정하는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전문가 파견, 컨설팅, 연수, 훈련 등을 통해 개도국의 조기 경보 시스템 등 기상 관련 장비를 현대화하고 정부 기관의 업무 능력을 높여줌으로써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홍수 등의 자연 재해와 식량 부족, 전염·풍토병 발생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대상국도 전 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정책 수출 분야에서도 ‘한류’ 풍토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 청장은 “지리적 영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제 영토, 문화 영토, 기상 영토로, 이들 분야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합쳐질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 특히 기상 영토는 기후 변화 시대에 한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분야가 총체적으로 ‘정책 한류’를 형성하면 국익과 관련 기업·산업의 현지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돈은 세계은행이 대고 생색은 우리가 내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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