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됐던 美기자 “北 주민에 미안하다”

北 억류됐던 美기자 “北 주민에 미안하다”

입력 2012-09-28 00:00
수정 2012-09-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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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링, 탈북 다큐멘터리 상영회 참석

“그 끔찍한 곳에서 아직도 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지난 2009년 두만강 중국-북한 국경에서 북한군에 붙잡혀가 140일 동안 억류됐던 미국 언론인 로라 링(35) 씨가 모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링 씨는 27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의 은혜교회에서 탈북자가 만든 탈북 다큐멘터리 영화 ‘48M’ 상영회에 참석했다.

건강하고 쾌활한 모습의 링 씨는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북한에 붙들려 있을 때 받았던 정신적 충격은 이제 많이 가셨다”면서도 “한동안 미국에 돌아와서도 악몽에 시달려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두만강 중국 쪽 영토에 있었지만 북한군 병사 2명이 달려와 북한 쪽으로 강제로 끌고 갔다고 밝힌 링 씨는 북한군이 저항하는 자신을 마구잡이로 때린 바람에 실신했고 눈을 떠보니 북한군 병영이었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이런 곳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북한 주민 생각에 참고 견디자고 스스로 채찍질했다고도 했다.

링 씨는 “북한에 억류되기 전에 이미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취재해서 그들이 겪는 처참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나는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됐지만 북한 주민은 여전히 끔찍한 인권 탄압 속에 남아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링 씨는 “중국에서 성매매로 생계를 잇는 탈북자 여성을 인터뷰했을 때 북한에 도로 잡혀갈까 봐 극도로 불안해하더라”며 “중국은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는 링 씨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계인 링 씨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커런트TV 기자로 일하던 2009년 3월 동료인 유나 리 씨와 함께 중국-북한 국경 지역 취재 도중 북한군에 끌려가 간첩죄 등으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해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직접 방문해 링 씨와 리 씨를 데려왔다.

2010년부터 ‘E! 채널’에서 기자 겸 진행자로 일하는 링 씨는 학교 내 왕따 문제와 청소년 자살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탈북자들의 생생한 탈북 과정을 그린 영화 ‘48M’는 이날 상영회로 미국 내 1차 상영 일정을 마쳤다.

미국 의회 상영회와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상영에 이어 열린 이날 행사는 이곳이 지역구인 미국 하원의 대표적 지한파 에드 로이스 의원의 지원을 받았다.

탈북 고아 입양법을 발의하는 등 북한 인권 개선에 관심이 많은 로이스 의원은 상영회에 앞서 “북한 주민이 얼마나 처참한 상황인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서 결국에는 인권 탄압이 중단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런 영화가 전 세계에 상영되면 중국도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인 탈북자 안혁 ㈜48M 대표는 “미국 의회 상영회 때 영화를 본 미국 하원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영화를 틀자고 제의해와서 다음 달에 다시 미국에 건너올 계획”이라면서 “플로리다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서너 곳에서 상영 요청이 들어와 일정을 짜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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