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 트라우마’ 왕실 강경대응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의 노출 사진을 보도했던 언론사들이 영국 왕실의 강경 대응에 따른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프랑스 법원은 18일 미들턴의 노출 사진을 처음 게재한 프랑스 잡지 ‘클로제’를 상대로 영국 왕실이 제기한 사생활 침해사건 민사 소송에서 잡지사 측에 노출 사진의 추가 보도와 배포를 금지하고, 24시간 내에 모든 사진 파일을 왕실에 돌려주는 한편 2000유로(약 29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잡지사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하루에 1만 유로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또 사진을 제공한 프랑스 파파라치들을 프랑스 검찰에 고소했다. 영국 언론들은 왕실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이 1997년 윌리엄 왕세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비가 파파라치들의 사생활 침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영국 왕실은 26쪽에 걸쳐 노출 사진을 게재한 이탈리아 잡지 ‘키’와 관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언론 재벌이자 성추문으로 유명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현재 클로제와 키를 소유한 몬다도리 그룹의 대표다.
지난 14일 클로제에 이어 미들턴의 노출 사진을 두 번째로 보도한 아일랜드 신문 ‘아이리시 데일리스타’는 폐간 위기에 처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을 소유한 인디펜던트 뉴스 앤드 미디어(INM)의 최대 주주인 노던 앤드 샐의 리처드 데스먼드 회장은 “왕세손비의 노출 사진을 보도한 신문사의 결정에 대단히 화가 났으며, 투자를 철회하고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2-09-19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