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민 의사를 물을 것”‥내년 4월 국민투표 시사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회원국 자격 정지 조치에 대한 파라과이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15일(현지시간)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데리코 프랑코 파라과이 대통령은 전날 “메르코수르 회원국으로 남을 것인지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코 대통령은 파라과이 라디오 방송 ‘970 AM’과의 회견에서 “내년 4월 대선 때 이 문제에 관한 국민의 의사를 묻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라과이 헌법은 외교관계와 조약, 협약, 협정 등에 관한 국민투표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투표를 시행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호세 펠릭스 에스티가리비아 파라과이 외교장관은 최근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로 이루어진 태평양 동맹 가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라과이가 실제로 메르코수르를 등지고 태평양 동맹에 합류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지난 6월 등장한 태평양 동맹은 인력과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 에너지, 인프라 통합을 목표로 한다. 4개국이 공동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목적도 갖고 있다.
태평양 동맹이 중남미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들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4개국의 태평양 연안 면적은 1만6천㎞, 인구는 2억1천500만명, 국내 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2천억달러에 달한다.
태평양 동맹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으로 이루어진 메르코수르를 견제하는 새로운 블록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는 인구 2억7천만명, GDP 합계 3조3천억 달러, 면적 1천270만㎢에 달하는 블록이 됐다. 남미 전체에서 인구는 70%, GDP는 83.2%, 면적은 72%를 차지한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6월 중순 경찰과 농민의 충돌로 1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의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 탄핵안을 전격 발의했다. 하원과 상원은 30여 시간 만에 탄핵안을 통과시켰고, 프랑코 당시 부통령이 같은 달 22일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29일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정상회의를 통해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을 내년 4월21일 대선 때까지 정지시켰다. 남미국가연합도 메르코수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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