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실효지배 강화…군사력도 증강 러, 쿠릴 실효지배 강화엔 ‘속수무책’
일본은 한국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실효적 지배는 강화하고 있다.일본이 ‘북방영토’라고 주장하는 쿠릴열도에 대해서도 러시아로부터 반환을 받기 위한 외교 노력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센카쿠의 실효 지배는 중국과 대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고, 쿠릴열도 반환 교섭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 센카쿠 실효 지배 강화
일본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자국 경비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 사건인 이른바 ‘센카쿠 사태’ 이후 이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 조치를 강화했다.
특히 작년 9월 보수 성향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취임 이후 센카쿠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이 강경해졌다.
’센카쿠는 일본의 고유영토이므로 영토 문제는 없다’는 자세를 보이던 일본 정부는 최근 센카쿠 국유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우익 정치인인 도쿄도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지난 4월 센카쿠를 매입하겠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입 주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민간 소유인 센카쿠를 정부가 매입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실효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급기야 지난달 하순에는 노다 총리가 국회에서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우리나라 영토나 영해에서 주변국에 의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필요에 따라 자위대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 정부 전체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방위상도 “일본 경찰이나 해상보안청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법에 의해 자위대가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센카쿠 주변 해역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전개하자 이를 빌미로 자위대를 센카쿠에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집요하게 센카쿠 문제에 동맹국인 미국을 엮어 넣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외교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센카쿠도 미일 방위 동맹의 대상”이라는 발언을 끌어낸 데 이어 합동 훈련의 중점도 센카쿠 방위에 두고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이달 하순 오키나와 주둔 미국 해병과 약 1개월 일정으로 북마리아나제도의 테니안섬에서 센카쿠 등 도서 지역이 공격받았을 경우를 상정한 합동 상륙 훈련에 나선다.
일본은 미국의 협조를 얻어 미군의 첨단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를 통해 센카쿠 주변 해역 감시와 경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쿠릴열도 실효지배 러시아엔 ‘속수무책’
일본은 러시아가 평화조약 체결을 전제로 하보마이와 시코탄 등 쿠릴 남부 2개 섬의 일본 인도를 언급했던 1956년의 일·소련 공동선언을 디딤돌로 쿠릴열도 반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일본의 쿠릴열도 반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SOC 정비와 개발 등의 실효 지배를 활발하게 전개하자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러시아는 국가 프로젝트인 ‘쿠릴제도 사회경제 발전계획(2007∼2015년)’에 따라 약 700억엔(약 1조원)을 투입해 도로, 공항, 항만 등의 정비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 사업에는 한국의 건설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대통령이었던 지난 2010년 일본의 강력한 반대를 일축하고 쿠릴열도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7월 초에도 다시 방문해 개발을 독려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망치고 있다고 격앙했지만 러시아는 무시로 일관했다.
러시아가 쿠릴열도를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고, 인구 증가를 통해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일본은 지일파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영토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지난달 28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면담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일본은 돈을 앞세운 경제협력을 미끼로 러시아에 영토문제에서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지만, 석유 등 자원 수출을 통한 경기 회복으로 달러가 넘치는 러시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