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 미세조정 검토

유로존,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 미세조정 검토

입력 2012-06-15 00:00
수정 2012-06-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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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추가인하·EIB 투자 등 준비 중”< FT>

오는 17일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을 느슨하게 고쳐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번 2차 선거에선 구제금융 조건 수용을 약속한 신민당과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제1당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성격을 띠고 있어 시리자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뜻하는 ‘그렉시트(Grexit·Greece Exit)’ 가능성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그리스 이탈이 유로존의 통제 가능한 범위 내 사건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유로존의 파국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최악을 피하려면 그리스를 어느 정도 달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유로존 관리들이 그리스 구제금융의 금리 추가 인하와 상환기간 연장, 그리스 공공부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개발은행(EIB) 지원 등을 비롯한 인센티브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인센티브들은 구제금융 조건인 재정 긴축과 경제개혁 이행을 약속한 신민당이 주도하는 새 정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금리 추가 인하와 상환기간 연장은 구제금융 조건의 직접적인 완화다. EIB 투자는 구제금융협약과 별도로 회원국 개발과 경제성장을 위해 운용되는 EU 자금을 그리스에 더 주자는 방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관리는 “신민당이 승리하는 경우 유럽은 신민당 당수가 구제금융협약(MOU)을 지키겠다는 것을 매우 명확하게 약속하기를 기대한다”며 “그가 그런 약속을 하면 그다음엔 ‘그리스의 삶을 덜 고달프게 하려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이 여기 있소’라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로존 관리들은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해 연정 구성에 성공하더라도 같은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FT는 보도했다.

그러나 유로존 관리들은 재정 적자 감축 목표 변경처럼 구제금융 조건을 대폭 고치는 것에는 여전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회원국들의 반감도 큰 데다 금리가 이미 우량국들의 조달금리 밑으로 떨어져 채권국들이 어떤 의미에선 벌써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 추가 인하가 커다란 양보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유로존 관리는 “(구제금융협약에 제시된) 목표들은 변경될 수 없다”며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변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유로존은 또 EIB의 투자 지원이 신속히 집행된다면 단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자극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EIB가 지난해 그리스에 기록적인 금액인 20억유로를 집행했으나 프로젝트가 실제 이행되려면 민간투자가 병행돼야 하는데 민간이 꺼리면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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